오이겐 요훔의 베를린 필과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을 녹음 중인 에밀 길렐스(Emil Gilels).길렐스는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에브게니 므라빈스키,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등과함께 구 소련에서 가장 자신있게 서방세계에 내놓은정책적 선전용 연주가였다.

Brahms -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Op.15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처음 1악장의 폭발하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었을 때와 무려 4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피아노의 연주가 나오지 않아서 언제 피아노가 나올지 무척 궁금했었다. -_-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도 비슷하다. 3분, 4분이 지나서야 피아노 독주가 시작된다)

게속 듣는 동안에도 '네가 정녕 피아노 협주곡이더냐...'라는 물음과 함께 1악장을 들었고 약 12분 경의 마에스토스가 시작되며 에밀 길렐스의 강철타건이 드디어 등장했을 때의 느낌,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브람스는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그 중 1번은 25세, 가장 젊고 창작욕이 불타오를 때였고 2번은 인생의 깊은 맛과 완숙미를 겸하게 된 48세에 이르러 작곡하였다.

1번 피아노 협주곡은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교향곡의 과정을 거쳐 피아노 협주곡으로 완성되었다. 즉, 교향곡적인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으며 젊은 시절의 브람스의 음악세계를 대표하는 매우 강렬하면서 세상을 향한 패기와 기백이 넘치는-브람스 음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동떨어진-모습을 느낄 수 있다.

텁텁한 강인함 속에서 느껴지는 진한 낭만과 멜랑꼴리. 브람스의 음악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 바로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강인함과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밀 길렐스가 연주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이 함께 수록된이 음반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의 가장 대표적인 음반임과 동시에 길렐스가 남긴 가장 훌륭한 업적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박하우스, 길렐스, 커즌, 제르킨, 브렌델 등 20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당대의 명인들이 이 명곡을 녹음하였다. 길렐스와 커즌의 음반이 최고의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길렐스-요훔의 음반은 피아노가 부서져라 내리찍는 길렐스의 강철타건이 돋보이지만 요훔이 이끄는 베를린 필의 반주가 무척 아쉽다. 세계최고의 베를린 필을 이끌고 이 정도의 얌전한 반주밖에 못했을까? 이에 반해 커즌과 셀의 음반은 피아노와 관현악단의 불꽃튀는 격렬한 싸움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두 사람 모두 거칠 것 없이 강하게 밀어부친다.

대단히 서정적이면서도 이 곡 특유의 격한 느낌을 잘 살린 길렐스의 연주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어느 지휘자와의 협연에서도 그랬지만 역시 힘의 대명사 길렐스의 피아노를 따라잡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과연 길렐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Emil Gilels (piano)
Eugen Jochum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74/6 Stereo, Analog
장소: Jesus-Christus-Kirche, Berli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1. Maestoso

2악장-Adagio


3악장-Rondo - Allegro Non Troppo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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