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kofiev: Piano concerto no. 3 op. 26

언제나 때가 되면 나오는 우리 아르헤리치 할매. 참으로 인상무상이로다. 이렇게 예쁜 처자가 지금은 할매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외모는 할매가 되었지만 그녀가 내리치는 강철타건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듯 하다.

Prokofiev: Piano concerto no. 3 op. 26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바르톡, 라벨 등의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에 대한나의 느낌은 이렇다.

1. 정신사나울 때 들으면서 마음을 치유하고자 이들의 음악을 듣는 것은 미친짓이다.

2. 아무리 들어도 멜로디가 쉽사리 익숙해지지 않는다.

3. 모짜르트, 베토벤 등의 흔한 작곡가들보다 이들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어디 가서 구라치고 다니면 좀 있어 보일 수 있다.

4. 10분 이상 듣고 있기 힘들다. 그래서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5. 결론이다. 그래서 이들의 음반을 돈주고 사본 적이 없다.

근데 어찌된 것이 작곡가를 보고 음반을 구한 게 아니라 아티스트를 보고 구하다보면 이들 작곡가의 음악이 같이 꼽사리 껴서 들어오는 수가 있다.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협주곡들과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소나타 등등의 음악들이 그렇다.

오이스트라흐, 길렐스, 리히터가 같은 소련 출신의 음악가인 이들의 곡들을 얼마나 줄창나게 연주했겠나?오이스트라흐, 길렐스, 리히터의음반을 사면당연히 그들 작곡가의 음악이 따라온다.

물론 이들 현대작곡가들의 음악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같은 경우는 얼마나 신나고 흥이 나는 음악인가? 라벨의 볼레로는 또 얼마나 장엄한 명곡인가? 근데 대부분은 인내심 테스트 수준의 음악들이다.

오늘 소개하는 프로코피예프의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같은 빨갱이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에 비해 그는 훨씬 경쾌하고 해학적인 요소가 곳곳에 드러나는, 톡톡 튀는 음악들을 만들었지만 쉽게 친해지긴 힘들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디미트리 쇼스타코비치와 함께러시아가 배출한 또 하나의 천재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Prokofiev).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소개하고자 한다. 프로코피예프는 20세기에 태어난 작곡가 중에서 유일하게 5곡이나 되는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그는 피아노라는 악기가 주는 타건의 경쾌함, 그 리듬의 미학을 극대화시킨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음악에는 풍자와 해학, 자유분방함과 한 편의 동화를 읽는 아름다움이 함께 녹아 있는데 모짜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난장판 퍼포먼스 같은 그의 음악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쉽게 다가오기 힘들다.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것은 3번 협주곡이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경건함과 지루한 멜로디의 반복에 거부감을 느끼는사람들은 이런 음악도 있다는 새로운,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의 최고의 권위자는 아마 아르헤리치일 것이다. 프로코피예프 음악에 숨어 있는 현대적인 감각과 톡톡 튀는 개성을 그만큼의 강렬한 타건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르헤리치뿐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르헤리치와전 남편이었던 뒤트와가 함께 한1997년 음반과 1995년 파리 공연실황의 두 가지 음반이 있는데 공연실황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숨소리, 환호성의 숨은 매력이 돋보이는 1995년 연주를 올린다.

아~! 덴장. 판 껍데기를 아무리 구하려 해도 구할 수가 없네 그랴. 대신 그녀가 꽤 심각한 표정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사진을 하나 올린다.

Prokofiev: Piano concerto no. 3 op. 26
Martha Argerich, piano; Philharmonic Orchestra St. Petersburg, Yuri Temirkanov
12.4.1995, Paris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ndante - Allegro

2악장-Andantino

3악장-Allegro ma non trop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