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Les saisons, Op. 37 No. 6 June: Barcarolle
독주곡 2011. 6. 1. 00:38 |베니스의 명물 곤돌라에 승선하였을 때 찍은 사진이다. 비록 6월에 찍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뱃놀이 기분은 확실하게 냈다.
TCHAIKOVSKY: Les saisons, Op. 37 No. 6 June: Barcarolle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사계라는 곡이 있다. 아마도 내 블로그에서 이 곡을 처음 듣는 분들은 어~! 하며 의외라는 듯 눈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저 차이코프스키가 이런 아름다운 피아노 독주곡을 남겼다는 것이 의외일 것이다. 차이코프스키는 수많은 교향곡, 관현악곡을 남긴 오케스트레이션의 대가였지만 피아니스트는 아니었기에 피아노 독주곡으로 유명한 곡은 거의 없다. 오늘 소개하는 사계라는 곡이 그 중요한 예외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비발디의 사계도 아닌 차이코프스키가 쓴 사계라는 점도 의외일 것이고 이름은 처음 들어본 것 같은데 멜로디는 꽤 익숙하기 때문에 또 예외일 것이다.
차이코프스키가 이 곡의 작곡을 착수한 시점은 1876년 초반부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후의 명곡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초연을 마치고 또 하나의 불후의 명곡인 백조의 호수를 작곡한 다음부터 작곡하였다. 누벨리스트(Nouvellist)라는 음악잡지의 편집장인 니콜라이 베르나르드(Nikolay Bernard)라는 사람이 1875년 말에 차이코프스키에게 곡을 의뢰했고 몇 번의 편지를 주고받은 후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에 착수하였다고 전해진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캐스트에서도 이미 소개한 적이 있고 더 궁금해서 미쳐버리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따로 찾아보시기 바란다. 사실 찾아봐야 별 내용도, 재미도 없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그에 어울리는 시구와 함께 누벨리스트에 게재하였다. 12곡이 하나같이 서정성이 넘치고 아름답겠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곡은 6월 뱃놀이가 되겠다. 6월 뱃놀이에 해당하는 시구는 다음과 같다.
Let us go to the shore;
there the waves will kiss our legs.
With mysterious sadness
the stars will shine down on us.
(Aleksey Pleshcheyev)
바다로 가자
신비로운 슬픔을 머금은 파도가
우리의 다리에 키스를 보낸다.
별들이 우리 머리 위에서 반짝인다. 알렉세이 플레시에프
6월에 바다에 가서 뱃놀이를 하기엔 바닷바람이 많이 차갑고 이른 날씨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당시 러시아는 음력을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음력 6월이면 7월의 가장 무더운 복더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6월에 바다에 나가 뱃놀이를 하자고 유유자적 노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5월도 지나갔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왔는데 팔자 좋게 시나 읊어대며 뱃놀이나 한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겠지만 그래도 어차피 한 평생 사는 거 상상 속의 뱃놀이는 해봐야 하지 않겠나? 각자 마음 속에서 뱃놀이의 모습을 그려보며 이 곡을 감상해보시기 바란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작게는 한강 위에 떠있는 오리보트부터 크게는 타이타닉 같은 거대한 크루즈 선박에서 디카프리오처럼 폼잡는 뱃놀이도 좋다.
배위에서 이런 선장님을 가까이서 모실 수만 있다면 내 기꺼이 조국을 지키는 바다의 귀신이 되겠소.
내겐 참으로 징글징글했던 2011년의 봄이 물러가는 의미로 6월을 맞이하고 싶다. 다시 돌아보기 싫을 만큼 잔인했고 징글징글했다. 아우~ 썅! 이런 의미에서 나도 짝퉁 시일지언정 한 수 읊어보고 싶어진다.
얼핏 생각하기에 차이코프스키의 곡 중에서 알려지지 않은 곡인 것 같지만 많은 음반들이 나와있다. 전곡녹음한 음반도 많지만 오늘 소개하는 6월-뱃놀이만을 따로 녹음한 음반도 많이 있다. 다른 음반은 안 들어봐서 모르겠고 오늘 소개하는 미하일 플레테네프의 음반이 아주 유명하다. 대단히 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유유히 노를 저으며 뱃놀이를 즐기는 서정적인 모습을 잘 표현해내고 있는 느낌이다.
녹음: 1994/01/18-19 Stereo, Digital
장소: Abbey Road Studio No.1,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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