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ZT: Liebesträume S. 541
독주곡 2011. 5. 6. 13:38 |사랑하라. 후회 없이. 누구든 사랑하고 사랑 받으라. 만인에게서 사랑 받았고 사랑했던 작곡가 리스트는 자신의 작품에 사랑의 아름다움을 혁파하고 있다.
LISZT: Liebesträume S. 541
리스트가 남긴 피아노 독주곡 중 가장 달달한 곡, 악마의 성상을 지닌 악마의 피아니스트가 작곡한 곡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그 곡, 바로 사랑의 꿈을 소개한다. 짧은 소품곡이고 그냥 달달한 느낌의 곡이지만 이 곡에 얽힌 이야기는 조금 길다.
리스트의 아버지는 아들을 훌륭한 음악가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빈으로 이주한다. 리스트 나이 10살 때였다. 빈에서 베토벤의 제자인 칼 체르니를 사사하고 2년 뒤엔 다시 파리에 가서 파리 음악원 입학을 원했으나 외국인 학생의 입학을 허용하지 않았기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1824년 3월 7일, 파리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가진 후 리스트는 곧바로 파리지앵 사이에서도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엔 어머니와 함께 파리로 이주해 살게 되었다. 리스트와 쇼팽의 만남은 바로 여기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멘델스존이 파리를 방문하였을 때 리스트는 멘델스존의 소개로 쇼팽의 연주회에서 쇼팽을 만나게 되었고 리스트는 쇼팽의 피아노 연주 스타일을 보고 감동과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 친해졌고 서로를 존경하며 지내게 된다.
리스트는 학구열도 대단했고 특히 훌륭한 작곡가들에게서 배울 점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배우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다지기 위한 양분으로 삼았다. 파리에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받고 너무도 큰 감동을 받은 나머지 직접 베를리오즈를 찾아간 일화, 그리고 그의 음악세계를 평생동안 좌우하게 될 모델, 파가니니를 보고 무한존경을 표한 것이 그 예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이 작품 또한 절친 쇼팽의 녹턴을 듣고 감동한 리스트가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야상곡을 작곡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이 작품의 제목은 사랑의 꿈(Liebesträume)이고 그에 따른 부제가 ‘세 개의 야상곡(3 Notturnos)’이다.
세 개의 야상곡은 처음부터 피아노 곡으로 작곡한 것은 아니었고 원래는 가곡이었다. 시인 루드비히 울란트(Ludwig Uhland)의 詩에 곡을 붙인 것이 1번 ‘고귀한 사랑 G.307(Hohe Liebe, S.307)’과 2번 ‘가장 행복한 죽음 G.308(Gestorben war ich, S.308)’이고 페르디난트 프라일리그라트(Ferdinand Freiligrath)의 詩에 곡을 붙인 것이 가장 유명한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S.298(O lieb, so lang du lieben kannst, S.298)’이다. 그리고 리스트의 사랑의 꿈이란 곡을 이야기할 때 1번과 2번은 거의 연주되지 않고 3번만을 이야기할 뿐이다. 즉, 오늘 소개하는 이 곡의 정식 명칭은 ‘사랑의 꿈, 세 개의 야상곡 중에서 3번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가 되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가곡을 녹음한 음반도 있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고(리스트가 가곡도 작곡했었나?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아주 많다) 가곡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곡 중 3번만을 주로 연주하는 것이다.
그럼 이야기가 나온 김에 프라일리그라트의 原詩도 알아보겠다. 피아노 곡만큼 매우 달달한 가사이다.
O lieb, so lang du leben kannst!
O lieb, so lang do lieben magst!
Die Stunde kommt, die Stunde kommt,
Wo du an Grabern stehst und klagst!
오 그대여,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오 그대여, 사랑하고 싶은 한 사랑하라!
시간이 오리라. 시간이 오리라.
그대가 무덤가에 서서 슬퍼할 시간이.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때론 귀엽게, 때론 섹시하게, 눈치보지 말고 무덤가에 서서 슬퍼하기 전에 이들처럼 격렬하게 사랑하라.
이하 생략! 관심 있는 분들은 스스로 찾아보시길. 내 인생에서 또 하나의 외국어로 꼭 배우고 싶은 외국어가 바로 독일어인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독일어로 된 제목, 가사를 유창하게 읽어보고 싶은 소원이 있고 또 독일어 잘하는 사람은 너무 멋있게 보여서이다.
리스트의 피아노 곡은 대부분이 자신의 무시무시한 기교를 자랑하기 위한 난곡들이지만 중요한 예외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이 곡이 되겠다. 피아노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는 시기에 맞물려 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을 생각하였고 바로 이 곡을 쓰게 된 것이다.
이 곡을 작곡한 리스트는 사랑할 수 있는 한 정말 맘놓고, 원도 한도 없이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낳은 딸이 또 맘놓고 사랑한답시고 훗날 크게 속을 썩여 부녀간의 사이가 무척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래도 사랑을 하라고 리스트는 이야기하고 있다. 하긴...이 글을 이렇게 쓰고 있는 나부터 어떻게 과감하게 사랑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서 사랑해야 하는데.
중국집에서 한 잔의 빼갈을, 그것도 콜라에 타서눈과 코를 심하게 찡그리며 마시던 그녀. 빼갈 한 잔에 기침을 해대며 눈물까지 흘리던 그녀. 그래서...남자의 객기로 그녀 앞에 놓인다섯 잔의 빼갈을원샷으로죄다목구멍으로 털어 넣어주니깜짝 놀란 토끼눈이 되었던 그녀. 그리고 수줍은하얀손으로 내 앞에 팔보채 접시를 조심스레 놓아주었던 그녀.
아! 씨팔...그때 다섯 잔 빼갈의 힘으로 그 하얀손을 덥썩 잡았어야 했는데...
헝가리안 광시곡에 이어 역시 계속해서 조르주 치프라의 아름다운 연주로 감상하겠다. 쩝~!
Georges Cziffra
녹음: 1957 Mono
장소: Paris Salle Wagram,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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