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보스코프스키(Willi Boskovsky). 지휘자이면서 바이올리니스트.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평생을 빈에서 살며 오스트리아 왈츠의 아름다움 세계적으로 알린 세기의 명 지휘자.

WALDTEUFEL: Les Patineurs Valse "The Skater's Waltz" op. 183

일반적으로 왈츠라고 하면 너무도 당연하게 요한 스트라우스 부자의 왈츠를 맨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들은 2대에 걸쳐 왈츠라는 음악을 전 유럽에 퍼뜨려 오스트리아가 유럽 음악의 중심임을 다시금 일깨워준, 그야말로 왈츠의 할아버지, 아버지격인 인물들이다. 또한 오스트리아인들이 요한 스트라우스 부자에 가지고 있는 애정 또한 대단하다. 매년 1월 1일엔 빈 필의 신년 음악회가 열리는데 여기에서 요한 스트라우스 부자의 수많은 왈츠를 아주 흥겹게 감상할 수 있으며 전 세계의 내노라하는 지휘자들에게 빈 필의 신년 음악회의 지휘를 맡는 것은 평생의 영광일 정도로 그 상징성이 크다. 뿐만 아니다. 빈의 공항 이름은 다름아닌 스트라우스 공항일 정도로 오스트리아인들이 이들 부자에게 갖는 애정은 시공을 초월하여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왈츠하면 오스트리아를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왈츠를 작곡한 작곡가들이 꼭 오스트리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소련의 쇼스타코비치, 하차투리안, 프랑스의 구노 등도 아주 흥겹고 신나는 왈츠를 작곡했다. 아! 시벨리우스의 왈츠는 흥겹지는 않다. 제목도 슬픈 왈츠니까.

프랑스의 작곡가 에밀 발트토이펠(Emil Waldteufel)은 19세기 중, 후반과 20세기 초반까지 살며 당시 큰 명성을 날린 작곡가였다. 주로 왈츠, 무곡 등만을 전문으로 작곡하였는데 당시의 음악계에서 왈츠라는 음악 자체에 대해 경원시하는 보수적 풍조 때문에 후세에 이름이 덜 알려지게 된 작곡가이다. 그 당시 왈츠라는 음악은 바른 사회기강에 반하는 풍기문란을 대표하는 저질 음악 정도의 낮은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오스트리아 빈의 상류층 사람들은 밤낮없이 춤바람에 미쳐 춤만 추러 싸돌아 다니다가 사회 전체가 심각할 정도로 문란해진 것도 사실이었다.

어쨌든 상당수의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작곡가인 이 발트토이펠은 19세기 말경 프랑스를비롯한 전 유럽에 크게 유행했던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스케이터 왈츠라는 곡을 작곡하였고 이 곡은 발트토이펠의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명곡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이 곡을 지휘한 빌리 보스코프스키라는 지휘자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20세기를 살았던 지휘자 중 왈츠 음악에서 최고 대빵격인 인물이다. 왈츠계의 토스카니니, 혹은 카라얀이라고 할 만큼 왈츠음악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수많은 왈츠를 지휘하며 수많은 음반을 남겼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며 빈 필의 신년음악회를 무려 25회나 지휘할만큼 빈에서는 상징적인 지휘자였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전 세계의 1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빈 필의 신년 음악회를 이처럼 큰 인기를 끌게 한 일등공신이 바로 보스코프스키이다.


사실 이 영감님에 대해서 이야길 하자면 정말 길고도 긴 이야기를 써대야 하는데 이전의 포스팅에서도 몇 번 이야기했지만 내가 요즘 사는 게 박터지게 바쁘고 정신이 없다. 오늘은 그래도 하나의 일을 좀 마무리해놓고 약간은 느긋하게 앉아서 스케이트 왈츠를 듣고 있자니 그나마 잔뜩 결렸던 어깨의 근육들이 좀 이완되는 기분이 든다.

EMI만의 표지모델 복부비만 천사가 왈츠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음반은 보스코프스키를 비롯한 루돌프 켐페, 앙드레 프레빈 등 내노라하는 지휘자들이 살아생전 지휘했던 여러 작곡가들의 왈츠만을 모은 음반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집안에서 휴일날 방청소할 때 틀어놓으면 딱이다.

사실 이 곡은 한 겨울에 들어야 제 맛이긴 한데. 겨울은 다 갔지만, 이제 봄이 왔지만 엊그제 폭설도 내리고 아직은 봄이 봄 같지 않다. 날씨도 기분도. 대통령은 일본에서 독도가 너그들 땅일 수도 있다고 정신 나간 소리나 하고 앉았다가 나중에 일본 신문에 의해 뽀록나는 개망신이나 당하는데 기분상 봄이 별로 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이 곡을 들으면서 새로운 기분으로 refresh하며 쭉쭉 기지개해야지 않겠나? 기분이 영 지랄같으면 스케이트 타는 여신의 사진을 보면서 일부러라도 좀 상큼한 기분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건 보너스 컷. 권력을 남용하여 은근슬쩍 재수없는 짓거리하지 마라. 연아까지는 참겠다만 제...시...카한테 행여라도 이런 짓하면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겠다.



사진 제목: 아이 씨발(연아의 취향). 출처: 딴지일보

Willi Boskovsky (conductor)
Monte Carlo Philharmonic Orchestra
녹음: 1976/5 Stereo, Analog
장소: Palais Garnier, Monte Car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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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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