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발랄한 여학생의 모습. 작곡가 에밀 발트토이펠이 보았던, 보고자 했던 여학생의 상큼발랄하고 생기넘치는 모습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WALDTEUFEL: Estudiantina op.191

전국에 봄비도 내리고 이제 이 잔혹했던 2010년의 겨울도 모두 지나갔다. 물론 절기상으론 겨울이 지나갔지만 올 겨울은 역사상 유래 없이 잔인했던 계절로 기록될 것이다. 온 천지에 가축들의 찢어지는 생의 마지막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으니. 인간의 잘못으로, 인간의 부주의로 인해 아비규환 속에 산채로 묻혀야만 했던 수많은 가축들에게 사과의 말부터 해주고 싶다. 다음 생엔 부디 발굽 갈라진 짐승이 아닌 열 발가락 달린 사람으로 태어나려무나. 그래서 부디 구제역 같은 몹쓸 병에 걸리지도 말고 너의 동료들과 함께 피 흘리며 파묻히는 기막힌 생을 살다 죽지도 말아라. 미안했다. 300만의 가축들아.

무거웠던 겨울의 날들을 떨쳐버리고 새 봄을 맞이하는 의미에서 신나는 왈츠 하나 감상하겠다. 이름하여 여학생 왈츠라는 곡이다.

딱 작년 이맘때 프랑스의 왈츠 전문 작곡가 에밀 발트토이펠 (Emil Waldteufel)이 작곡한 스케이트 왈츠를 감상했다. 그리고 일 년여가 지난 오늘에 다시 그 발트토이펠이 작곡한 또 하나의 명곡 왈츠인 여학생 왈츠를 올리게 되었다.

발트토이펠이란 작곡가는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진 작곡가는 아니다. 프랑스 출신의 유태인 작곡가로서 1837년에 태어나 1915년에 사망하였고 당시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오페라 극장의 감독이자 지휘자를 맡으며 당대의 명성은 대단했다. 또한 작곡가로서의 활동도 많이 하며 프랑스 최고의 왈츠 작곡가로 명성을 떨쳤다. 오스트리아의 자랑인 요한 스트라우스 2세와 필적할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에 와선 요한 스트라우스 2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지명도를 가지게 되었다. 그가 작곡한 250여 곡이 넘는 곡 중 현재까지 널리 알려진 곡은 작년에 소개한 스케이트 왈츠,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여학생 왈츠, 그리고 스페인 왈츠 (Espana) 정도이다.

작곡가 발트토이펠에 대해 또 하나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이 사람 역시 부조리한 작곡가 중 하나라는 것이다. 어디선가 참 많이 들어본 곡인 건 맞는데 제목도 모르고 작곡가도 모르고 지나치는 수많은 곡들 중 하나가 바로 발트토이펠의 곡,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하는 여학생 왈츠라는 곡이다.

발트토이펠의 왈츠만을 따로 녹음한 기획음반이다. 사실 발트토이펠의 왈츠의 유명세, 연주빈도에 비하면 그의 이름으로 된 음반을 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부조리한 사실이다.

발트토이펠은 이 곡을 상큼발랄한 여학생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작곡하였다. 이 곡을 듣는 여러분들도 각자 이 세상에서 가장 상큼발랄한 여학생, 여인의 모습을 떠올려 보시길. 그 사람이 같은 집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마누라일 수도 있고 학창시절 같은 시내버스를 타고 등교를 했던, 하지만 숫기 없던 성격 때문에 한 마디 말조차 꺼내보지 못했던 그 옛날의 그녀일 수도 있다. 또는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천사 같았던 모습에 반하여 마음에도 없는 교회를 다녔으나 결국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도 나보다 더 잘생기고 농구도 잘했던 선배 형과 사귀었던, 그래서 내게 씁쓸한 눈물을 삼키게 했던 옛날의 그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한 번씩은 있을 법했던 그 옛날의 여학생을 떠올리며 잠깐이나마 흐뭇한 추억에 빠져보시길.

여러분을 위한 뽀~너스. 근 몇 년간 내가 보았던 교복입은 모습이 가장 예쁜 여학생의 모습이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내가 여신으로 숭배하는 소녀시대 제시카의 친동생이자 f(x)에서 센터를 맡고 있는 크리스탈이다. 한국 이름은 정수정. 앞으로 해도 정수정, 거꾸로 해도 정수정. 언니도 못해본 시트콤 고정 출연과 코미디 신인상을 수상했고 언니도 못해본 화장품 CF까지 출연했다. 정녕 우월한 정자매, 마성의 정자매라 아니할 수 없다.

Franz Bauer-Theussl (conductor)
Wiener Volksopernorchester
녹음: 1981/04 Stereo, Digital
장소: Wien, Austria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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