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뵘의 캐리커쳐. 약간은 어눌하면서 또 무뚝뚝하게 보이는 이미지.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한 구성미 위에 진한 서정성이 하나씩 올려져 있는 음악이 바로 뵘의 음악이다.

BRAHMS: Symphony No. 1 in C minor op. 68(K. Böhm)

가을이 왔다. 브람스의 계절이 왔다. 더구나 올해는 브람스 서거 110 주기라고 해서 무슨 무슨 행사들도 많이 한다는데 내 블로그라고 어찌 그런 행사가 없을 수 있겠는가. 때문에 브람스 교향곡, 협주곡들의 수많은 명반들을 이제껏 이 가을이 될 때까지 꾹 참고 소개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브람스의 계절인 가을에 접어 들었으니 수많은 명인들이 남겼던 빛나는 명연주, 명음반들을 모조리 풀어 놓을 계획이다. 2007년 가을의 내 블로그는 오로지 브람스로만 채워지게 되겠다.

첫번째는 물론 교향곡 1번이다. 소심하고도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브람스는 이 곡을 처음 구상하고 작곡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교향곡의 종지부인 베토벤 교향곡과 차별을 두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베토벤과 다를 것이 없다는 혹평을 듣지 않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그의 첫번째 교향곡을 내놓았으니 그 시간이 무려 21년이었다.

이 곡을 대표하는 명반이라면 우선 독일 작곡가의 교향곡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있다. 푸영감님은 이 곡에 무척 애착을 갖고 많은 음반을 남겼는데 알려진 음반만 해도 8가지나 될 정도이다. 푸영감님의 브람스 교향곡은 달리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일전에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의 연주로 올린 적이 있다.

푸르트벵글러와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의 브람스 교향곡 1번 감상하기

토스카니니와 NBC의 브람스 교향곡 1번 감상하기


푸영감님을 제외하고 또 어떤 음반이 있는가 살펴본다. 이 곡은 너무도 유명한 곡이라 수많은 지휘자들이 수많은 음반을 냈기에 꼭 찍어서 누구의 음반만을 추천하기에 정말 어려운 곡이다. 토스카니니, 발터, 카라얀, 칸텔리, 번스타인, 아바도, 첼리비다케 등등 너무도 많은 명반들이 즐비하다.

이 중에서 딱! 눈감고 셋만 고른다면 1.발터 2. 칸텔리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뵘 할배의 음반까지 고르겠다. 그만큼 이들 음반은 완성도와 지명도에 있어서 최고의 그레이드를 자랑한다. 그 외에 카라얀과 베를린 필의 음반, 번스타인과 빈 필의 음반도 있지만 이들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뵘과 브람스. 진짜 대단한 찰떡궁합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정서로 쓴 글씨. 뵘의 음악은 그만큼 즉흥적이지 않고 대단히 신중하다. 음표 하나하나를 차근차근히 쌓아 올린 듯한 그 탄탄한 구성미와 함께 차분하면서 신중한, 얼핏 재미는 없게 느껴지지만 그 감동은 오랜 세월을 두고 남는 음악 스타일. 이런 뵘이 브람스와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느냐 말이다.

뵘의 브람스 교향곡 이라면 우선 빈 필과 함께 한 음반이 가장 유명하다. 이 음반도 또 소개할 일이 있겠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발매하자마자 없어서 못팔았던 위력을 발휘했던 유명한 음반이다.

바로 요것이다. 브람스 교향곡 전집을 수집하는 매니아들 사이이선 척 보면 아는 유명한 음반이다. 아마 어지간한 매니아들이라면 석장들이 세트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유명한 음반이 베를린 필을 이끌고 녹음한 1959년 음반이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음반 중 하나이다.

이 음반이 베를린 필과 함께 한 것이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의 매니아들 사이에선 가장 열광적인 지지를 얻는 음반 중의 하나이다. 내가 갖고 있는 건 이 판껍데기의 것이 아닌데 웹상에서 판껍데기 구하기 힘들어서 이 사진으로 올린다.

오늘 소개하는 음반은 1959년 베를린 필의 것이다. 위에 소개한판껍데기 음반은 비극적 서곡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은 뵘 할배의 옆모습만 덩그라니 있는별 것 아닌 디자인에 수록된 곡도교향곡 4악장이 전부이다. 하지만 탑 프라이스로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음반의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푸르트벵글러처럼 격정적인 맛은 없고 토스카니니처럼 강건하게 후려치는 맛은 없지만 브람스 교향곡의 참맛은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진한 여운이 남는 수묵화를 한 편 감상한 느낌. 뵘의 브람스는 바로 그런 맛이다.

Michel Schwalbe (violin)
Karl Böhm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59/10 Stereo, Analog
장소: Jesus-Christus-Kirche, Berli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Un_poco_sostenuto-Allegro

2악장-Andante_sostenuto

3악장-Un_poco_Allegretto_e_grazioso

4악장-Adagio_piu_Andante-Allegro_non_troppo,ma_con_brio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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