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 드디어 2006 시즌 장마가 시작되었다. 여름이 성큼 다가왔고 시간 가는 게 참 빠르다. 그리고 무섭다. 하지만 난 희망을 잃지 않는다.

VIVALDI: Le Quattro Stagioni op. 8 Nos. 1-4

계절이 바뀔 때마다 흘러나오는 세계 대표음악, 바로 비발디의 사계이다. 봄이면 봄이니까 나오고 여름이면 여름이니까 또 나온다. 지겹게도 몇 백년, 몇 천년이 흘러가도 비발디의 사계는 환절기마다 나올 것이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난 또 사계를 올리겠지./흡연중/

전세계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겐 꼭 한 번씩 욕심내서 레코딩하고 싶은 음악이 바로 이 사계일 것이다. 고래로 수많은 명인들이 이 명곡을 레코딩하였다. 근데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이 곡은 그냥 묻혀있었고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곡이었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이토록 아름다운 명곡이 인간세계에 그 얼굴을 드러내 많은 이들의 감수성을 촉촉이 젖게 만든다.

가장 우선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음반은 뭐니뭐니해도 이무지치일 것이다. 그 다음엔 안네 소피 무터, 정경화 등이다. 그 외에도 겡장히 파격적이고 다이나믹한 해석으로 사계에 접근한 파비오 비온디와 줄리아노 까르미뇰라가 있다.

이무지치와 무터가 부드럽고 우아하게 연주하려고 한 것에 비해 비온디는 아주 박력이 넘치는, 격한 감정의 사계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비온디의 연주이다. 깔깔하고 투박하지만 거칠 것 없는 힘이 맘에 든다.

무터와 비온디의 두 가지 연주를 함께 소개하겠다.

1.Anne-Sophie Mutter

자신을 키워준 음악의 대부 카라얀의 영향을 무척 많이 받은 느낌.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깔끔한 맛이 느껴지지만 지루하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레가토가 심히 불편할 때도 있다. 그 옛날 카라얀 할배 생전에 같이 녹음했었고 이후에 자신의 지휘로 또 한 번 했다.

Anne-Sophie Mutter,
Trodheim Soloist
Anne-Sophie Mutter (conductor)
녹음: 1999/05 Stereo, Digital
장소: Copenhagen, Tivoli, Concert Hall

1악장-Allegro non molto

2악장-Adagio-Presto

3악장-Presto

2. 파비오 비온디

정말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사계를 연주한다. 아마 사계의 수많은 음반 중에 알게 모르게 많이 소장하고 있는 음반이 바로 비온디의 사계일 것이다.

Fabio Biondi
Fabio Biondi (conductor)
EUROPA GALANTE
녹음: 2000/07/08-11, 10/07-10 Stereo, Digital
장소: Studio de la Fondation Tibor Varga, Sion


1악장-Allegro non molto

2악장-Adagio-Presto

3악장-Presto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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