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ADANTE: Flute Concerto in E minor

제임스 골웨이와 그의 아내 진 골웨이(Jeanne Galway)가 나란히 플룻을 연주하고 있다. 제임스 골웨이는 세 번 결혼했고 진은 세 번째 아내이다.

MERCADANTE: Flute Concerto in E minor

내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플룻 협주곡을 소개하게 되었다. 플룻은 클라리넷, 오보에보다 고음역을 표현하는 맑고 아름다운 악기로 작은 새, 소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비견될 수 있겠다. 또한 수평으로 눕혀 연주하는 악기의 특성상 아름다운 여인이 플룻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더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효과도 있다. 클라리넷, 오보에처럼 수직으로 내려서 연주하면 아무래도 양 볼때기에 바람이 이빠이 들어가게 되어 덜 예뻐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CF퀸 이영애가 한때 아파트 선전에서 플룻을 연주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BGM으로 흘러나왔던 곡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었다는 사실. CF 콘티 짠 사람들이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

플룻을 연주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학생의 모습. 소녀시대의 여신 제시카의 친동생이자 f(x)의 11자 복근 크리스탈이다.

많은 작곡가들이 많은 플룻을 위한 협주곡을 남겼다. 비발디, 바흐, 텔레만, 슈타미츠, 치마로사, 갈루피, 그리고 모차르트에 이르기까지. 주로 바로크 시대에 활약한 작곡가들이 남긴 작품들이 많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메르카단테의 플룻 협주곡 E단조는 많은 모차르트, 슈타미츠의 플룻 협주곡 등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곡이다.

메르카단테라는 작곡가는 19세기를 살았던 이탈리아 작곡가이다. 대가 로시니의 권유를 받고 오페라 작곡가로 활약하며 60여 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당대의 명성은 도니제티, 베르디, 베르니 등을 능가하는 최고의 실력자였고 그의 작품이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될 정도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그가 남긴 오페라가 현재까지 전해지는 것은 없다. 단지 그가 오페라 작곡가로 활동하기 전인 학생시절에 작곡한 몇몇 기악곡, 그 중에서도 몇몇 플룻 협주곡과 관악기를 위한 협주곡들이 전해질 뿐이다.

메르카단테가 남긴 플룻 협주곡 E 단조는 특히 예쁘게 교복 입은 소년, 소녀들이 입시준비용으로 많이 연주하는 곡이다. 당대의 엄청난 명성에 비해 현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운의 작곡가일 수 있겠지만 그가 남긴 플룻 협주곡을 들어보면 참 아름답고 웅장함을 함께 지닌 명곡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오늘 감상하는 메르카단테의 플룻 협주곡, 혹은 플룻 협주곡이란 장르 외에도 아름다운 플룻 연주를 감상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 목록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짤막하게 적어보겠다. 참고하시길.

-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2번 중 7번 바디네리(Badinerie). 크리스토퍼 호그우드-Academy of Ancient Music의 음반이라면 무난하다.

-포레의 파반느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바흐의 플루트 소나타 Eb장조 BWV 1031의 2악장 시칠리아노

James Galway-24k Golden Flutist

제임스 골웨이가 연주하는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중에서. 골웨이는 이 영화의 OST에 참여하는 등 크로스 오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곡에서는 휘슬과 플룻을 번갈아 가며 연주한다.

제임스 골웨이는 20세기를 넘어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 최고의 플루티스트이다. 내한공연을 통해 한국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내한공연에서 양희은의 ‘아침 이슬’을 그 청아한 플룻 연주로 들려주어 아낌없는 갈채를 받은 적도 있다. 세기의 대가 장-피에르 랑팔의 뒤를 이어 최고의 플루티스트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골웨이도 나이가 많이 들어 그 뒤를 신세대 기수(이젠 신세대라고 표현하기도 어폐가 있지만) 엠마뉴엘 파후드가 잇고 있다.

골웨이는 1939년 북 아일랜드 태생이다. 어릴 때부터 플룻에 비상한 재능을 보여 영국 최고의 음악학교인 영국 왕립음악대학교(RCM, Royal College of Music)에서 공부하였다. 그리고 파리 음악원에 장학생으로 입학, 대가 장-피에르 랑팔, 마르셀 모이스 등의 훌륭한 스승을 사사했다.

이후 영국의 코벤트 가든 오페라 극장, LSO, 로얄 필 하모닉 등에서 프루티스트로 활동하였고 황제 카라얀의 베를린 필의 수석 플루티스트로 1975년까지 전성기를 보냈다. 그 후 솔리스트로 독립하여 세계 최고의 플루티스트로 거듭나게 되었다. 1977년에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으나 재기하였고 이후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대중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 수많은 공연, 녹음을 통해 크로스 오버를 시도, 큰 인기를 얻었다. 1997년에는 대영제국 훈장(OBE)를 수여 받았고 2001년에는 기사작위를 받았다. 한 때 백금 플룻(Platinum Gold Flute)을 사용하였으나 다시 24k 순금 수공예 플룻으로 교체하였다. 몸통 전체가 다 순금으로 된 것이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골든 플루티스트(The Man with the Golden Flute)이다.

제임스 골웨이가 사용하고 있는 24k 순금 플룻.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꽤 비싸겠지? 하지만 골웨이가 이 비싼 플룻으로 들려주는 천상의 소리는 분명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다.

골웨이가 추구하는 음악세계는 대중과의 소통, 공감이다. 협소한 플룻 연주곡의 레퍼토리를 확장하기 위해 비발디, 모차르트를 비롯한 많은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을 발굴, 연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로드리고, 아놀드, 존 메이어 등의 현대작곡가의 곡을 연주, 녹음하였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골웨이는 클래식 연주자 중 크로스 오버에 가장 적극적인 연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핑크 플로이드의 그 유명한 동서독 통일 기념공연- The Wall-Live in Berlin-에도 참가하여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들을 연주하여 환호를 얻었다. 아~! 핑크 플로이드. 한국이 통일될 때에도 내한하여 무료로 공연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말이지. 정말 언제 그게 가능할지. 그걸 보기 위해서라도 이 영감님들 살아 있을 때 제발 남북통일이 되어야겠다. 혹시라도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을 한 번도 못 보신 분들 있다면 꼭!!! DVD로 구입해서 대형 TV와 빵빵한 사운드로 감상해보시길 권한다. 컴퓨터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1978년에 발표한 존 덴버의 대표곡 'Annie's Song' 을 플룻 연주곡으로 발표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 컨트리 가수 실비아와 녹음작업도 했다. 2009년에는 70세 생일을 기념하는 새로운 음반을 발매한 것처럼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루티스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하나. 이 시대 최고의 여배우 니콜 키드만은 제임스 골웨이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첫출산 때 태교음악으로 제임스 골웨이의 플룻 연주를 즐겨 들었다.

제임스 골웨이가 연주하는 메르카단테의 플룻 협주곡 E단조는 요즘처럼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 잠깐이나마 실록이 우거진 도심 속의 공원을 산책할 때 아련하게 울려 퍼지는 새소리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3악장이 유명하다. 어디선가 cf에서도 BGM으로 등장한 것 같은데 기억은 나지 않는다. 혹시라도 기억나는 분은 리플 달아주시길 바란다.

James Galway
Claudio Scimone (conductor)
I Solisti Veneti
녹음: 1987/6/4-6 Stereo, Digital
장소: Duomo Vecchio, Monselice, Italy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llegro Maestoso

2악장-Largo

3악장-Rondo Russo Allegro vivace scherza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