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Piano Concerto No. 24 in C minor KV 491
교향곡/-모차르트 2007. 1. 24. 10:08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클라라 하스킬의 스케치. 심한 병을 앓았던 그녀는 실제로 이런 모습으로 연주를 했다고 한다. 그 열정을 담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섬찟한 공포마저 느껴졌다고 한다.
이고르 마르케비치(Igor Markevitch). 진정한 의미의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지휘자. 작곡가와 지휘자로서 천재적인 능력을발휘했다. 오히려 작곡을 했으면 더욱 빛나는 이름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부리부리한 눈빛에서부터 그의 영특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
MOZART: Piano Concerto No. 24 in C minor KV 491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24번은 아마도 '비극'이란 주제를 놓고 봤을 땐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그 주제에 근접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비슷한 느낌의 피아노 협주곡이라도 20번은 1악장에서의 광폭한 관현악의 반주가 한바탕 으르렁거리는 느낌을 준 다음에 2악장에선 다시금 얌전하고 평화스러운 분위기로 돌아간 다음에 3악장에서 다시 격렬하게 돌아가는데 반해 24번은 전악장에 걸쳐 비극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애둘러 가지 않고 바로 스트레이트로 돌진한다. 이 곡의 어딜 들어봐도 밝고 화사한 느낌같은 건찾아볼 수없다.
그가 남겼던 다른 피아노 협주곡들은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모순된 감정을 드러냈던 것에 반해 인생 자체가 슬픔과 비통함으로 점철된인간 모차르트에게 있어서 24번 피아노 협주곡이야말로 가장 그의 속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베토벤은 이 곡을 그토록 사랑했고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작곡할 때 이 곡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1악장의 도입부분부터 베토벤의 3번과 많이, 아주 많이 비슷하다.
모차르트와 마찬가지로 인생 자체가 비극적으로 점철된 클라라 하스킬의 연주는 최고로 손꼽힌다. 20번과 더불어 24번이야말로 하스킬의 연주를 빼놓곤 이야기할 수 없다.
하스킬...
어쩌면그대야말로 19세기말에 다시 태어난 모차르트의 환생이 아니었을까? 천재적인 능력과 비극적인 운명을 동시에 안고 태어났던 그대. 둘 중 어느 것 하나도 버릴 수 없었기에 스스로의 처한 운명을 자책할 수도 없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그대. 바로 모차르트와 너무도 비슷한 운명을 타고난 하스킬이야말로 여자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모차르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스킬의 짧은 다큐멘터리 동영상. 한국 교육방송에서 만들어 유튜브에서 떠돌고 있는 걸 퍼왔다. 비록 짧은 동영상이지만 보는 내내 코끝이 찡해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아주 잘 만들었다.
비극이란 말에 덧붙여 한 가지 더...
유난히 눈이 크고 예쁘던 한 젊은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 역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어찌보면스스로 천박해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여인이었다.
그녀의 실제 성격은 대단히 얌전하고 내성적이고 겁이 많았다고 한다.슬픔과 분노를 이겨내는 것도 밖으로 분출하지 못하고 혼자 삭히며 눈물흘리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유서 한 장 쓰지 않고 짧지만 한많았던 삶을 스스로 끊었던 그녀. 그녀의 자살 원인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들이 오가고 있으나 그건 말 그대로 추측일 뿐이다.온라인의 떼거지들이 그녀에게 정신적 폭행을 하였던 것이 원인이라고도 하지만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큼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결코 단순한 이유만이 존재하진 않을 것이다. 보다 복합적인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그녀는 어린 시절 사생아로 태어나 부모에게서도 버림받고 외할머니의 손에서 길러졌다고 한다. 그랬던 그녀. 아마 어린시절부터 사람들 앞에서 적극적이지 못하고 방어적인자세로 살았을 것이다. 성격은 당연히 내성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은 성격이크게 삐뚫어져서 공격적인 성향을 갖거나 혹은 지극히 방어적이고 소심한 성격을 갖는데 그녀는 후자였던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타인의 사랑을 사랑으로 받지 못하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육체만을 탐닉하는 한 마리 더러운 짐승의 손길을 사랑으로 오인할 수도 있고어린 시절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어떻게 해서든지 받아보고 싶어서 남들 앞에서 자신을 학대하면서까지 인정받고 싶어한다.이혜련 양에게도 후자와 같은 심리가많이 작용하였기에 연예인이 되었던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크나큰 탈선의 길로 빠져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으나 그녀는 학창시절에 공부도 꽤 잘했다고 한다. 경희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였고 탤런트로 처음 연예계에 입문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픈 과거와 현재를 잠시나마 잊고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직업을 택한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남들 앞에선 즐겁게 보이겠으나 속으론 피눈물을 삭히는 모순된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내가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용의 눈물이란 드라마에서였다. 그 드라마에서 태종 이방원의 아들 양녕대군이 왕권, 권력의 이중성에 회의를 느끼고 아버지 앞에서 일부러 삐딱선을 타고 다닐 때어느 양반집의 첩으로 있는 여인을 후리려고 작업을 하는 못된 짓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첩으로 나온 여인이 바로 탤런트이혜련이었다.
외모도 외모였지만 사극 연기도 제법 잘하는 모습과 때론 요염하고 때론 표독스러운 표정연기까지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대성할연기자가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랬던 그녀.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언젠가부터 섹시가수로 탈바꿈하여 대중앞에 다시 나타났다.
섹시 가수?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잘하면 정말 큰 연기자가 될수 있었는데 왜 그런 무모한 짓을?
결국 그녀는 자신의 내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홀로 괴로워하다 이렇게 짧은 생을 마감하고야 말았다. 너무도, 너무도 안타깝다. 아마 그녀가 연기자의 길을 계속 걸었다면 잘되면 최지우 정도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한 번쯤...한 번쯤 다시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세상엔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로만 가득 찬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상기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랬다면 그녀는 그렇게 허무하게 삶을 마감하진 않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짐을 지우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명복을 빈다. 문득 그녀의 자살을 생각하며 비극이란 말이 떠올랐고 너무도 비극적으로짧았던 삶을 살았던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태양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데 말이다.
그녀의비극적인 삶을 생각하니 이런저런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다. 비극적인 세상에서 비극적으로 살다간 그녀를생각하며 비극적인 피아노 협주곡을 감상하겠다.
Clara Haskil(piano)
Igor Markevitch (conductor)
Orchestre Des Concerts Lamoureux
녹음: 1960/11/14-18 Stereo, Analog
장소: Paris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llegro
2악장-Larghetto
3악장-Allegr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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