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No. 1 in G major op. 40

클래식 음악계의 영원한 아이돌 안네 소피 무터. 그녀의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이다. 그녀는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팬들과의 소통이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BEETHOVEN: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No. 1 in G major op. 40

베토벤이 남긴 방대한 작품들 중 바이올린을 위한 연주곡은 피아노에 비해 그 수가 매우 적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단 하나 남겼을 뿐이고 그 외에 로망스란 이름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곡을 두 곡 작곡했다. 로망스 2번은 일전에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로 소개한 적이 있다. 또 2번은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특별히 친숙할만한 곡인데 그 이유는 2008년 여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방영되었던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에 삽입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로망스 2번에 비해 1번을 연주하는 빈도는 무척 적은 편이다. 그 이유가 뭘까? 뚜렷한 이유는 찾을 수 없다. 어떤 이는 2번에 비해 1번이 연주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대기도 한다. 로망스 1번에서는 활 하나로 두 개의 현을 동시에 긋는 더블 스톱이라는 고난이도의 기교를 요구한다. 그것도 이 더블 스톱을 아주 잘, 자~알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로망스 2번은 선율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반면에 1번은 2번에 비해 선율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화성적, 형식적인 구성미를 표현하였기에 2번에 비해 곡 자체가 덜 예뻐보인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근데 이거 아실랑가 모르겠다? 1번이 2번보다 늦게 작곡되었다는 것. 1번이 작곡된 시기는 2번을 작곡하고 몇 년 후였다. 그리고 1번과 2번이 갖는 각각의 화성적, 선율적 구성의 특징이 바로 이 당시 베토벤의 심리상태와 직, 간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2번을 작곡할 당시의 베토벤은 거칠 것 없는 청년의 기상을 간직한 베토벤이었다. 이 당시의 베토벤은 세상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간직하고픈 마음이 충만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로망스 2번을 작곡이 완료된 그 즈음, 즉 서른을 전후로 한 그 즈음부터 베토벤은 자신의 청력에 이상이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남기게 된다. 로망스 1번은 바로 이 시점의 베토벤이 작곡한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2번과 같은, 한없이 아름답기만 한 선율의 유려함보다는 진한 고통과 절망이 배여있는 인생사를 담아낸 것과 같은 느낌의 로망스 1번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이러한 유추가 가능한 것이다.

로망스 1번도 2번과 마찬가지로오선생 연주가 가장 좋다. 그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간직한 선율은 정말 대가 중의 대가라는 찬사를 쏟아져 나오게 만든다. 오늘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연주는 무터 연주로 들어보시겠다. 무터는 21세기 들어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로망스 두 곡을 함께 녹음하였다.

무터의 연주는 다소 감정이입과 갑빠가과하게 들어간 연주라는 그녀의 특징답게 좀 지나치게 우아함을 추구하는 면도 있지만서도 1번 연주에 이와 같은 느낌을 추구하는 연주는 무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주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Anne-Sophie Mutter
Kurt Masur (conductor)
New York Philharmonic
녹음: 2002/05 Stereo, Digital
장소: New York, Avery Fisher 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