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LER: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교향곡 2010. 7. 26. 17:49 |피에르 불레즈. 20세기 프랑스가 배출한 위대한 음악가. 음악 이론가이자 작곡가, 교육자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음악의 이론적 정립에는 불레즈라는 이름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을만큼 지대한 공적을 세웠다.
MAHLER: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말러 교향곡 5번은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가 겪어야 했던 지난했던 질곡의 삶, 그 삶 속에서 느껴야 했던 복잡한 감정을 격렬하게 토해내고 있는 곡이다. 사실 이와 같은 표현은 단지 5번 교향곡 뿐만이 아니라 말러 교향곡 전체에 나타나고 있는 공통적인 패턴이긴 하다. 말러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남긴 걸작 교향곡인 ‘Das Lied von der Erde’를 올릴 때 장황하게 올렸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말러는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부조리한 이중성을 하나의 교향곡을 통해 통합하고 있다. 고상한 우주적 관념, 그리고 소박한 서정성, 자연의 묘사와 오스트리아의 전통 민요, 민중들의 대중적인 춤곡, 행진곡, 패러디를 모두 하나의 교향곡 안에 폭넓게 소화시키고 있다. 말러에게 교향곡이란 말러가 그려내는 하나의 우주였고 그 우주를 통해 비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5번 교향곡은 3부 5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5번 교향곡을 작곡한 1901년, 말러는 건강이 무척 좋지 않았고 죽음의 고통 앞에서 두려워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 당시의 말러가 작곡한 곡은 죽음을 앞에 두고 두려워하는 어두운 풍의 곡들이었는데 ‘Des Knaben Wunderhorn(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마지막 곡인 "북 치는 소년", ‘Kindertotenlieder(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등이다. 이들 곡의 줄거리, 내용을 알고 싶은 분들은 직접 찾아보시길. 인간의 잔인하고 기괴한 상상력을 어찌 이런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참 기가 막힐 뿐이다. 이들 곡과 같은 시기에 작곡된 곡이 바로 교향곡 5번의 1, 2악장이다. 그래서 1악장의 이름은 Trauermarsch, 장송행진곡이고 2악장의 이름은 Stürmisch bewegt, 폭풍처럼이다. 엄숙하면서 침울한 분위기를 넘어 한 인간이 삶과 죽음 앞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대단히 격렬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1901년의 말러에게 일어난 또 하나의 사건은 아내 알마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예술가인 알마와 사랑에 빠지면서 말러는 또 다른 삶의 희망과 기쁨을 찾게 되고 알마를 향한 사랑의 열정을 3, 4, 5악장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4악장을 작곡하여 알마에게 편지를 보냈고 알마는 이에 대한 화답을 해주었다. 4악장은 말러가 남긴 모든 교향곡의 악장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많은 라디오 프로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의 4악장만을 따로 방송에 보내줄 정도로 유명하고 많은 애호가들에게 사랑 받는다.
여기에서 뽀너스! 많은 작곡가들이 남긴 교향곡 중 이 악장만 알고 있어도 어디 가서 아는체하고 다니는 게 가능한 것들을 정리해본다.
-하이든 교향곡 94번 ‘놀람’의 2악장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3악장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1악장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1악장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4악장(민해경의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
-멘델스존 교향곡 4번 1악장
알마라는 여자는 말러의 아내로서가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뛰어나고 유명한 미모의 예술가이다. 많은 예술가들과 평생 동안 친분을 쌓았고 말러 사후 두 번 더 결혼했다. 그것도 대단한 예술가들과 결혼했다.
1, 2악장의 공포와 비통함을 넘어 3, 4악장에서 밝고 평화로움, 그리고 5악장에서의 론도-피날레의 장대한 악장 속에서 드디어 말러는 자신을 속박하는 삶에 대한 회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 비상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5번 교향곡 이후에 계속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회의, 공포는 그의 음악인생 말년에까지 끝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를 괴롭히는 질곡의 삶에서 결국 벗어나진 못했다.
말러의 음악에 대한 보편적인 편견, 선입견이라면 일단 음악이 어렵다는 것이다.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멜로디 속에서 일관된 규칙을 찾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곡이 너무 길어서 어렵다는 것인데 상당부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말러의 교향곡을 즐겨 듣는 사람들은 상당히 컬트풍의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좀 희한한 것을 찾아서 듣기 좋아하는 사람들. 그러나 보편적인 사랑을 받기엔 쉽지 않지만 작곡한 배경, 작곡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고 들으면 좀 더 친숙하게 들을 수 있고 사정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음악이 말러의 음악이기도 하다. 하긴, 이는 모든 클래식 음악에 통용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또 하나의 뽀너스! 이 곡은 성악가 조수미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 대신 모차르트를 싫어한다. 참 희한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모차르트의 ‘마적’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녀가 말러를 좋아하고 모차르트를 싫어한다니. 특히 주세페 시노폴리의 음반을 좋아한다고 한다.
피에르 불레즈에 대하여
피에르 불레즈라는 지휘자는 아마 현대음악을 즐겨 듣거나 잘 아는 사람들이 아니고선 상당히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그만큼 고전음악보다 현대음악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인물이다. 불레즈는 음악을 혁명의 대상으로 보고 자신이 혁명의 기수가 되길 원하는 지휘자이자 작곡가이며 음악이론가, 작가, 교육자이다. 지휘자라는 칭호는 그를 설명하는 작은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불레즈의 스승은 르네 레이보비치와 올리비에 메시앙이다. 그리고 레이보비치는 현대음악의 기수였던 아놀드 쇤베르크를 사사했다. 그런데 훗날 불레즈는 쇤베르크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글을 기고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론으로 현대음악을 재정립하는 새로운 기수가 되고자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는 음악가이다.
그런데. 솔직히 현대음악 들으면서 무슨 큰 감흥, 감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심히 궁금하다.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삐에로, 정화된 밤 같은 그야말로 형이상학적인 음악을 듣는 사람이나 연주하는 사람이나 그들 사이에서 어떤 감동이 있을까. 나 같은 사람으로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전차로 나 역시 피에르 불레즈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고 그다지 관심도 없다. 불레즈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 서적, 신문기사 등은 너무 많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직접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말러 교향곡 5번의 명반
구시대의 명반으로 세계최초로 전곡 녹음한 브루노 발터의 음반을 빼놓을 수 없다. 스테레오 시대로 넘어오면서 명반들이 즐비한데 말러의 스페셜리스트인 번스타인, 그리고 카라얀, 아바도의 음반으로 압축할 수 있다. 21세기 이후 베를린 필을 장악한 사이먼 래틀의 음반도 좋은 음반으로 평가 받고 있다. 4악장이 가장 아름다운 음반으로는 번스타인과 불레즈의 것을,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것으로는 카라얀과 아바도의 것을 추천한다. 그 외에 진짜 깡말랐지만 펀치력하나는 끝내주는 컬트풍으로 듣고 싶다면 솔티의 음반도 들을만하다. 많지 않은 음반들을 비교하면서 들어봤을 때 적어도 4악장에서만큼은 불레즈-빈 필의 음색이 참으로 곱고 평화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다.
Pierre Boulez(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96/03 Stereo, Digital
장소: Wien, Musikverein, Grosser Saal
전악장 연속재생
I.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III.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IV. Adagietto. Sehr langsam
V. Rondo-Finale. Allegro gioc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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