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소를 나누고 있는 느뵈. 하지만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마저도 슬프고 어둡게 보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만큼 그녀는 너무도 안타깝게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SIBELIUS: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 47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지네트 느뵈의 명연으로 소개한다. 사실 이 곡은 일전에 설명이 필요없는 두 명인 하이페츠,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로 소개한 적이 있지만 느뵈의 명연 또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너무도 잘된 것이기에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시벨리우스가 남긴 곡들 중에서 핀란드의춥고 투명한느낌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곡이 아닐까 하는데 바이올린 협주곡들 중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곡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내노라 하는 명연주자들도 멘델스존, 브루흐 등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먼저 레코딩한 다음에 어느 정도 예술적 완성도가 익었다고 판단할 때 이 곡을 연주한다고.

겨우 30세의 이른 나이에 요절을 한 천재 여인 지네트 느뵈. 조금만,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20세기 바이올린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들 최고의 여류 바이올리니스트로 자리매김했을 것이 틀림없다. 이런 그녀를 왜 그토록 빨리 데려가야만 했는지.

느뵈의 프로필, 그녀의 짧았지만 불꽃같았던 삶의 이야기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존 바비롤리가 지휘하는 교향곡 2번이 함께 수록된 음반이다. 요절한 천재 여인의 흔적을 더듬어 보고 싶은 이라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다.

지네트 느뵈가 삶의 마지막 공연인 미국공연을 떠나기 전에 남겼던 글이 있다. 아마 그녀는, 어쩌면 그녀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글의 내용이 너무도 섬찟하다.

“직업적 고독 없이는 위대한 일이란 아무것도 이룩할 수 없다. 그리고 진정한 위대함은 아마도 눈부시게 빛나는 고독일 것이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므로 이따금 소심해진다. 그러나 죽음은 사람이 내부에 지니고 있는 생명과 이상에 따라 받아들여야 하는 숭고한 존재이다. 우리가 지상에 머물고 있는 이 슬픈 체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않는 커다란 고난의 시기에 불과하다.”

한창 출세가도를 달릴 30세의 여인이 남길만한 글은 결코 아니다. 무엇때문일지는 몰라도 아마도 그녀는 다른 이들의 눈에는 찬란하게 빛나게 보였던 그녀 스스로의 삶에 깊은 회의를 느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Ginette Neveu (violin)

Walter Susskind (conductor)
Philharmonia Orchestra
녹음: 1945/11/21 Mono
장소: Abbey Road Studios, Londo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llegro moderato

2악장-Adagio di molto

3악장-Allegro, ma non tanto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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