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음악의 3대 거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의 얼굴 두툼한 아저씨는 아람 하차투리안, 가운데의 신경질적으로 생긴 아저씨는 천재 쇼스타코비치, 그리고 오른쪽의 훌러덩 시원하게 벗겨진 할배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PROKOFIEV: Piano Concerto No. 3 in C major op. 26(V. Ashkenazy)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 '이건 클래식 음악을 가장한 게릴라 폭력, 또는 난타 퍼포먼스이다.'

아마도 피아노 협주곡이란 장르의 음악 중엔 뿔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슈트라우스의 부를레스케와 더불어 가장 재미있는 느낌의 곡일 것이다. 그리고 피아노라는 악기가 주는 특유의 느낌, 즉 쿵짝쿵짝 마구 두들기는 그 느낌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곡이 바로 이 곡일 것이다.

아쉬케나지와 앙드레 프레빈이 함께 작업한 음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과 더불어 다시한 번 그들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녹음했다. 아쉬케나지 특유의 경쾌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타건을 맛볼 수 있다.

아르헤리치와 아쉬케나지의 연주가 가장 완성도가 높고 인기좋은 명반으로 꼽힌다. 사정없이 두들기며 멜로디를 타고 가는 느낌은 아쉬케나지가 좋고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점에선 아르헤리치가 더 좋다. 힘차게 두들기는 타건에 좀 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아쉬케나지의 연주가 더 재미있을 것이다. 아르헤리치는 너무 정신 없이 몰고 가다보니 피아노 소리가 다소 뭉뚱그려진 느낌이 든다.

아르헤리치의 라이브 음반 듣기

Vladimir Ashkenazy (piano)
Andre Previn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74 Stereo, Analog
장소: Kingsway Hall, Londo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ndante-Allegro


2악장-Terna con variazioni


3악장-Allegro ma non troppo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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