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VINSKY: The Firebird (L``oiseau de feu)
관현악곡 2007. 6. 20. 15:20 |안탈 도라티(Antal Dorati). 헝가리 출신의 지휘자. 번스타인만큼 다재다능한 천재였고 카라얀만큼 많은 음반을 남겼다. 특히 하이든 교향곡 전곡을 녹음(세상에~)한 것은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기억된다.
STRAVINSKY: The Firebird (L'oiseau de feu)
카르미나 부라나를 올렸을 때와 레퀴엠 올렸을 때 워낙 대곡인 관계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애먹었는데 오늘도 그에 못지 않은 대곡 하나 올린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출세작 불새이다.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음악(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을 처음 들었을 때의 나의 느낌들을 간략하게 써보면
-발레음악이라고 해서 다 같은 발레음악이 아니다. 차이코프스키 할배의 호두까는 언니들 같은 음악을 생각하면 큰 오산.
-클래식 음악이라고 해서 바흐, 모차르트, 크라이슬러의 음악처럼 심신의 평안함을 주는 음악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걸 들으면서 마음의 평안함을 얻고자 함은 미친 짓이다.
-어디 가서 스트라빈스키 음악을 좋아한다고 구라치고 다니면 좀 있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겠다.
-좋은 음악, 아름다운 음악 추천해달라고 부탁 받았을 때 이거 추천했다간 하나의 인간관계가 끊어질 수도 있겠다.
-이 음악이 좋아서 비싼 표 값 지불하고 공연장까지 가는 사람들. 그 중에서 진정 감동을 느꼈던 사람은 과연 몇%나 될까? 가만히 앉아서 인내심 테스트하는 시간들은 아니었을까?
일찍이 첼리비다케 영감은 말러를 두고'형식을 모르는 작곡가'라고 맹비난했다던데 스트라빈스키도 그 범주에 충분히 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첼리비다케는 불새를 녹음하였던 것이다.
상당수의 현대음악들은 결코, 네버, 절대로 처음부터 친해지기 힘들다. 같은 지구인이 만든, 지구인들의 마음의 양식이 되고자 만든 음악들이라곤 도저히 볼 수 없는 그 난해한 멜로디의 시퀀스. 이런 음악들은 음악감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음악을 전공하고 직접 다루는 분들의 기교를 연마하기 위한 습작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 사람들끼리만 알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음악들.
이런 음악들을 들으면서 마음의 양식을 얻을 시간과 돈이 있으면 차라리 트랜스 지방이 넘쳐 흐르는 거성 박명수표 치킨 & 피자()를 사먹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럼 몸 안에 몸의 양식이라도 채울 수 있다. 특히 쇤베르크, 쇼스타코비치의 실내악이랄지 바르토크의 음악들을 함 들어보시기 바란다. 앞서 언급한 말들이 팍팍 와 닿을 것이다.
바로 이틀 전. 내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교향악단의 바이올리니스트이신 하루님께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이야기하셨다. 그런 전차로 이 곡을 블로그에 올려보고자 참으로 오랜만에 이 음반을 꺼내들어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종일 연구실에서 불새를 줄창나게 틀어댔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영~ -_-;
‘저거 허구한 날 이상한 음악 졸라 크게 틀어놓고진상떠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요즘 날이 더우니까 애가 맛이 갔구나’
딱 이런 눈치였다.
어쨌든. 그럼 난 왜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모음곡을 모조리 갖고 있느냐 하면 누군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추천해준 관계도 있었고 스트라빈스키라는 이름이 왠지 모르게, 왠지 모르게 좀 친숙하게 들리는 느낌도 있었고(그렇지 아니한가? 베스킨라빈슨 같은 아이스크림 상표가 좀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또한 불새라는 소설과 드라마도 있었고 하도 유명한 사람이라길래 호기심도 있었고 그의 음악들은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앞뒤 재보지도 않고 과감하게 질렀는데 첨엔 겁나 후회했다. -_-;그리고 왜 스트라빈스키가 봄의 제전을 처음 발표했을 때 그렇게 욕을 바가지로 퍼먹었고 왜 그가 현대음악의 이단아로 불렸는지에 대한 것도 어렴풋이 납득이 갈 수 있었다.
요요마와 바비 맥퍼린이 연주하는 왕벌의 비행. 정신없는 음악의 대명사같은 곡이다. 세상에서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도 알려져 있다.
불새는 러시아 발레단 공연에 연주되는 발레음악으로 첫 선을 보이게 되었는데 이 발레의 내용이 러시아 애들이 보는 전래동화의 이야기들이다. 대강의 내용은 한 왕자가 불새를 잡았다가 불쌍해서 놔주었는데 나중에 이 왕자가 어느 공주를 보고 눈이 뒤집혀서 위험에 빠지게 되지만 불새가 구출해줘서 이러쿵 저러쿵 잘살았다 뭐 그런 내용이다. -_-;
발레공연에 필요한 곡을 작곡해달라고 의뢰한 사람은 바로 러시아 최고의 발레단의 단장인 디아길레프였고 그는 스트라빈스키의 성공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디아길레프에 의해 28세의 러시아 청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세계 속의 인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다.
불새는 모두 세 가지 버전이 있다. 맨 처음 작곡한 발레곡 형식의 것이 1910년의 것이고 두 번재 1919년(기미년 삼일절이 있던 해였군)에 발표한 것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연주되는 것이다. 1919년의 버전엔온갖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에 하프, 피아노까지 총동원된다. 이런 거 한 번 연주하려고 순회공연다니려면 장난아니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몇 명이며 들고 다니는 악기가 몇 개인가.1954년에 작곡된 것까지 모두 세 가지의 버전이 있다.
뜨뜻미지근한 낭만따위는 철저하게 배척하고 오로지 한가지 주제만을 향해 스트레이트로 돌진하는 모습. 바로 러시아 음악과 스트라빈스키의 특징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음악 역시 그 정의에 제대로 부합한다. 질주하는 직선미는 있지만 완만한 곡선 같은 건 없다.
마치 한 편의 동화를 귀로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곡이다. 하루님께서 말씀하시기로 각각의 곡엔 그에 해당하는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가 또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하시는데 그거야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분들이나 이해하는 부분이고 나처럼 그냥 감상하는 사람들이야 그걸 어찌 알겠나.
개인적으로 이 곡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하프소리이다. 하프란 악기 자체가 좀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하프 소리가 드르륵 거리며 대단히 몽환적인, 진짜 전래동화, 상상속에서나 꿈꿀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내는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도라티의 불새
도라티와 LSO의 불새 전곡이 수록된 음반. 도라티의 이 음반은 불새의 가장 유명한, 추천 1순위로 꼽히는 음반 중의 하나이다. 머큐리 스테레오 음반으로 음질 또한 죽인다.
불새의 대표적인 명반들을 살펴보면 우선 스트라빈스키의 관현악 곡과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피에르 몽퇴, 피에르 불레즈 등의 음반이 있다. 또한 여기저기 두루두루 뛰어난 재주를 보이는 천재 지휘자 아바도의 음반도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도라티의 음반 역시 베스트에 빠지지 않는 최고의 명반으로 꼽힌다. 또한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인 게르기에프의 음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도라티, 불레즈, 아바도의 세가지 음반 중에서 어떤 것을 블로그에 올릴까 생각했는데 대규모의 관현악단이 펼치는 좀 더 몽환적인 느낌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도라티의 음반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 아~! 이거 리핑하고 파일 컨버팅해서 올리는데 시간 꽤 잡아먹었다. 트랙이 무려 22개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하프소리와 정신없는 현악기들의 소리가 정신없이 울려퍼지는데 사람들의 눈총이 시선이 목덜미에 다가와 팍팍 꽂히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더운날 나 이렇게 수고했으니 봐주쇼~ 는 아니지만(-_-;) 그래도 더운데 하드 하나쯤은 사주셨으면좋겠다는 바램은 있네 ㅋㅋㅋ
Antal Dorati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59/06 Stereo, Analog
장소: Great Britain
전곡 연속재생
1. Introduction
2. The Enchanted Garden of Kastchei
3. Appearance of the Firebird, Pursued by Prince Ivan
4, Dance Of The Firebird
5. Capture Of The Firebird By Prince Ivan
6. Supplication Of The Firebird
7. Appearance Of The Enchanted Princesses
8. The Princesses' Game With The Golden Apples'
9. Sudden Appearance Of Prince Ivan
10. Khorovod Of The Princesses
11. Daybreak
12. Magic Carillon, Appearance Of Kastchei's Monster Guardians, And Capture Of Prince Ivan
13. Arrival Of Kastchei The Immortal
14. Dialogue Of Kastchei And Prince Ivan
15. Intercession Of The Princesses
16. Appearance Of The Firebird
17. Dance Of Kastchei's Retinue, Enchanted By The Firebird
18. Infernal Dance Of All Kastchei's Subjects Listen Listen
19. Lullaby
20. Kastchei's Awakening
21. Kastchei's Death, Profound Darkness
22. Disappearance Of Kastchei's Palace, General Rejoi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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