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볼프강 슈나이더한, 첼리스트 피에르 푸르니에, 지휘자 페렌츠 프리차이, 피아니스트 게자 안다. 1960년에 베토벤 삼중협주곡을 녹음하기 위해 이들이 모였다. (이미지 출처 : my.dreamwiz.com/fischer/Fournier/pg-fournier.htm)

BEETHOVEN: Concerto for piano, violin, cello and orchestra in C major op. 56 'Triple Concerto'

베토벤의 삼중협주곡은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악기가 독주를 이루면서 오케스트라까지 결합된 많이 복잡한 퓨전형식의 협주곡이다. 즉, 실내악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했으니 한 번에 두 가지 장르의 음악을 같이 듣는 효과가 있겠다.

(이 곡을 포스팅할 때 내 블로그의 어떤 카테고리에 집어넣어야 할지 몰라 남몰래 고민했다. -_-; 바이올린 협주곡? 첼로 협주곡? 아니면 피아노 협주곡? 그냥 바이올린 협주곡 카테고리에 넣었는데 정확하게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맞는 것인지 아는 분은 답글을 남겨주시면 고맙겠다. -_-;)

베토벤의 창작욕이 한창 왕성할 당시에 작곡했다던 이 곡은 이런 식으로 악기 배치를 해서 작곡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작곡하였으나 그다지 큰 반향은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고 한다. 독주로 연주하기에도 버거운 하나하나의 악기를 무려 셋씩이나 전면에 배치하고 그것도 모자로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했으니 결과는 도아니면 모겠으나 어째 ‘도’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다.

협주곡이란 장르에서 그다지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은 베토벤이지만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 5번의 황제의 경우는 고금을 넘나드는 최고의 명곡으로 손꼽히는 반면에 이 삼중협주곡은 베토벤이 남긴 다른 협주곡들에 비해선 음반도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이 곡 특유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선율마저 폄하받을 순 없는 법. 베토벤의 작품치곤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매우 부드럽고 여성적이다. 어째 모차르트의 몇몇 협주곡들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바이올린의 화려하고 부드러운 음색, 영롱한 피아노의 터치, 그리고 첼로의 묵직한 중저음이 어우러져 남녀간의 아름다운사랑을 속삭이는 듯한 상쾌한 느낌을 준다.

이 곡의 최고 명반으로 손꼽히는 것은 오이스트라흐-리히터-로스트로포비치-카라얀이 함께 한 빨간딱지(EMI) 음반이다. 벌써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지 아니한가? 동구권을 대표하는, 아니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존급의 연주자와 카라얀이 함께 한 이 음반은 이 곡을 이야기할 때 영원한 1순위로 거론되는 명반이다.

Allstar of Allstar.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만든 이 음반은베토벤의 삼중협주곡을 이야기할 때 부동의 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음반이다.

하지만 이 음반의 연주에 참여한 리히터는 서로 겉도는 연주를 해서 개개인 별로는 최고의 연주였으나 이 곡 특유의 하모니를 살리진 못하였다고 회고하고 있다. 확실히 그런 느낌은 있다. 패좋다고 다 따는 것은 아니듯이 굉장히 격한 느낌의 연주가 불꽃을 튀지만 이 곡의 특징인 부드러운 맛을 살리는데 실패하고 있다. 훗날 기회가 되면 그 음반도 소개해보겠다.

또 하나 유명한 음반은 마치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세 남매인 정명화-정경화-정명훈 트리오의 음반이 있다. 이 음반은 들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남들은 잘됐다고들 한다. -_-;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 곡의 특성에 맞는 명인들이 함께 한 음반. 이 음반 역시 베토벤의 삼중협주곡의 많은 음반 중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반이다. 볼프강 슈나이더한-야노스 스타커-페렌츠 프리차이가 협연한 브람스의 이중협주곡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판껍데기에 나온 사람들이 바로 슈나이더한-스타커-프리차이가 되겠다.

소개하는 음반은 볼프강 슈나이더한-게자 안다-피에르 푸르니에의 연주 음반이다. 앞서 언급한 오이스트라흐-리히터-로스트로포비치는 빨갱이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 명인들답게 대단히 격렬하다. 이들의 음악 스타일을 딱 한 마디로 격하다는 느낌만으로 표현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이 곡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슈나이더한-안다-푸르니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부드러운 연주의 대명사인 사람들이다. 물흐르듯이 자연스러운 화합을 통해 이 곡이 표현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세계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Wolfgang Schneiderhan (violin)
Pierre Fournier (cello)
Geza Anda (piano)
Ferenc Fricsay (conductor)
Radio-Symphonie-Orchester Berlin
녹음: 1960/05 Stereo, Analog
장소: Jesus-Christus-Kirche, Berli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 Allegro

2악장. Largo - attacca

3악장. Rondo alla Polacca

Posted by snip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