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ELLO, Alessandro: Oboe Concerto in D minor
오보에라는 악기를 연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바로 이 장면이 가장 먼저 꼽히지 않을까?
MARCELLO, Alessandro: Oboe Concerto in D minor
관악기를 위한 협주곡 중 많은 이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곡을 꼽는다면? 얼른 떠오르는대로 적어보자면 아마도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과 호른 협주곡,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빼놓을 수 없으니 바로 오보에 협주곡이다. 알고 보면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의 수도 꽤 많지만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알비노니, 치마로사, 마르첼로, 비발디, 벨리니, 그리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까지. 꽤 많은 작곡가가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을 썼고 이 중 비발디는 50곡이 넘는 다작을 했지만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협주곡이랄지 같은 관악기 중 클라리넷 협주곡에 비해선 음반 수도 적고 인지도가 덜한 것이 사실이다.
오보에라는 악기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화음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독보적인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이다. 플룻과는 또 다른 음역을 가지며 플룻보다는 덜 화려하지만 은은하고 특이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보에는 연주도중 음정 변화가 없기 때문에 오보에 소리에 맞춰 튜닝을 한 다음 본 연주에 들어간다. 오보에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맨 위에 사진으로 붙여놓은 대작 ‘Mission’의 제레미 아이언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치매를 이겨내고 오보에를 연주하여 감동을 안겨 주었던 이순재이다.
영화 미션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바로 제레미 아이언스가 원주민들 앞에서 오보에를 연주하는 장면이고 이 OST가 너무 인기가 많아 훗날 사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입혀서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라는 노래를 불렀고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이 노래를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또 불러서 2010년 돌풍을 일으켰다는 사실. 모두 아시겠지.
이처럼 오보에라는 악기는 고요한 적막을 깨고 경계심에 가득한 오지의 원주민들의 마음마저도 움직이게 만드는 몽환적인 매력으로 충만한 악기이다. 이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 중에서 최고의 명곡이라 꼽히는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D단조를 소개하겠다. 이 작곡가는 오보에 협주곡을 두 곡 남겼는데 하나는 C단조, 또 하나는 D단조이며 오늘 소개하는 D단조의 곡이 유명하다.
18세기 바로크 시대를 살았던 이태리 베네치아 출신의 작곡가 알레산드로 마르첼로는 역시 작곡가였던 베네데토의 형이다. 당대에는 작곡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현재까지 그의 이름으로 알려진 작품은 찾기 힘들다. 오늘 소개하는 오보에 협주곡 D단조 역시 그의 동생 베네데토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후세 사람들에 의해 알레산드로가 작곡한 것으로 바로 잡아졌다. 작곡가뿐만 아니라 계몽주의자였고 철학자, 수학자로서도 활동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작품 중 거의 유일하게 잘 알려진 이 오보에 협주곡 D단조는 그 아름다운 멜로디에 매료된 작곡가 바흐가 악보를 필사했고 챔발로를 위한 곡으로 편곡(Concerto in D minor after Alessandro Marcello BWV 974)하였다.
바로크 풍의 우아하면서 아름다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곡이다. 특히 가장 아름다운 오보에 연주로꼽히는 2악장의 애틋한 느낌을 주는 연주는 이 곡이 오보에 협주곡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이유를 들려준다.
이런저런 연주들이 많이 있는데 이태리 하면 이무지치, 이무지치 하면 또 이태리이다. 하인츠 홀리거의 오보에와 이무지치의 협연으로 감상하겠다.
Heinz Holliger, oboe
I Musici
녹음: 1986/07 Stereo, Analog
장소: La Chaux-de-Fonds, Switzerland
전악장 연속재생
I. Andante e spicc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