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첼로 협주곡/-다비드 오이스트라흐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David Oistrakh)

sniper 2006. 6. 19. 07:22

다비드 오이스트라흐.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임이 분명하나 언제나 하이페츠에 이은2인자라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늘 그를 따라 다닌다.

다비드와 똑같이 생긴 그의 아들 이고르 오이스트라흐(Igor Oistrakh). 그 역시 명연주자로 이름을 떨쳤다.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David Oistrakh)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그를 보고 하이페츠에 이은2인자라고 하는 평론가들의 의견을 보자면 무슨 연유에서 그를 2인자라고 칭하는지 매우 궁금하다. 과연 무엇이 그를 영원한 2인자라고 했을까? 하이페츠의 초절정의 테크닉, 듣는 이의 혼을 빼놓는 속주때문일까?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행위이다. 음질이 형편없는 모노 사운드에서 작은 소리로 울려 퍼지는 애절한 멜로디가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 수도 있을 것이고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오케스트라의 최고의 명연주를 보고 나서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듣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누구의 연주가 가장 구미에 맞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의 연주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평론가들의 의견은 하이페츠가 1위, 오이스트라흐는 2위로 자리매김했지만 적어도 나의 가슴 속엔 4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제외하곤 모두 오이스트라흐가 부동의 1위이다.


난 두 사람의 차이를 이렇게 평하고 싶다.

하이페츠 : 귀로 들으며 감탄하는 연주

오이스트라흐 : 가슴으로 들으며 감동하는 연주

그랬다.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는 듣는 이의 가슴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마력과도 같은 힘이 있다. 그러나 하이페츠에게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감탄은 할지라도 깊은 가슴속에서 울컥거리며 올라오는 그 뜨거운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오늘 포스팅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론을 보면

하이페츠 : 불타 오르는 빙산

오이스트라흐 : 그 빙산 밑에서 유유히 헤엄치면서 노는 금빛 물고기

하이페츠의 연주는 뭐랄까? 큰 얼음을 한 입 가득히 넣고 와드득 깨물 때의 느낌? 매우 빡빡하면서도 날카롭게울려 퍼지는 그 빠른 연주는 듣는 이를 전율케 한다.

반면 오이스트라흐는 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뜨거운 하나의 덩어리가 천천히 분출되어 오는 느낌? 하이페츠보다는 훨씬 더 여유롭고 풍부한 음량이 매우 인상적이다.

어떤 이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오이스트라흐의 연주(오이스트라흐-클뤼탕스-프랑스 국립 라디오 오케스트라)를 부동의 1위로 랭크한 이도 있다. 어찌 되었건 너무도 다른 스타일의 두 연주자가 같은 곡을 이렇게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또 하나의 명연주가 바로 이 연주이다.



David Oistrakh (violin)
Andre Cluytens (conductor)
Orchestre National de la Radiodiffusion Francaise
녹음: 1958/11/08,10 Stereo, Analog
장소: Paris, Salle Wagram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Cadenza = F. Kreisler)


2악장 Larghetto

3악장 Rondo.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