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Symphony No. 6 in F major op. 68 ''Pastorale''(Karl Bohm)
두꺼운 안경을 쓰고 열심히 악보를 보며 지휘하는 모습. 바로 칼 뵘을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라 할 것이다. 눈을 지긋이 감고 머리속에 선율을 그려나가며 멋있게 지휘하는 모습의 카라얀에 비해서 확실히 딱딱하고 고지식하게 비춰진다.
BEETHOVEN: Symphony No. 6 in F major op. 68 "Pastorale"
베토벤이 남긴 9개의 교향곡 중에서 1,3,5,7,9의 홀수 번호의 교향곡과 2,4,6,8의 짝수 번호의 교향곡은 그 느낌이 무척 판이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홀수 번호의 교향곡은 베토벤 자신의 굴곡많았던 삶을 음악에 투영하듯 애절함과 웅장함, 남성적인 기백이 넘치는 느낌인데 반해 짝수 번호의 교향곡은 낭만적이고 생기넘치는, 재기발랄한 느낌을 준다.
가장 널리 연주가 되고 표제까지 붙어있는 교향곡은 3번 영웅, 5번 운명(작곡가가 직접 붙인 것은 아니지만), 6번 전원, 9번 합창, 그리고 표제는 없지만 또 하나의 유명한 교향곡은 7번 교향곡이다. 이처럼 짝수보다는 홀수 번호의 교향곡이 연주빈도나 지명도에 있어서 좀 더 우위에 있는데 이는 아마도 전반적인 베토벤의 음악세계-모짜르트, 하이든등과는 차별화되는-와 일치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즉, 환희와 좌절이 교차하는 처절한 삶을 살아야 했던 한 위대한 장인이 뜨거운 가슴으로 담아내는 모습을 홀수 교향곡에서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베토벤 교향곡을 이야기할 때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휘자는 바로 푸르트벵글러와 클렘페러,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있다. 특히 푸르트벵글러가 만들어내는 폭발할 것 같은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는 베토벤은 말 그대로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마력을 지닌다. 그리고 발터와 뵘의 매력이 물씬 풍겨지는 베토벤 교향곡을 생각할 수 있는데 바로 6번 전원교향곡이 그렇다.
이렇듯 같은 작곡가가 만든 다른 모습의 교향곡들을 지휘하는 지휘자 역시 그 스타일이 달라야 하는데 우선 홀수 번호의 교향곡은 때론 엄청난 스케일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오싹함과 순간적인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연주가 제격일 것이다. 바로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대표적이다.
이에 반해 짝수 번호의 교향곡은 보다 여유롭고 낭만적인,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 나을 것이다.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편안한 음악을 만드는 모짜르트의 음악들과도 같은 느낌처럼 말이다. 여기에는 모짜르트의 스페셜리스트인 브루노 발터와 칼 뵘이 안성맞춤이 아닐까 한다.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은 베토벤의 교향곡 중에서 유일하게 5악장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자연속에서 한없이 자유롭고 편안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던 이 교향곡은 가끔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아침 햇살의 부드럽고 따사로움을 느낄 때 어디선가 유유히 흘러 나올 것만 같은 곡이다.
먼저 전원 교향곡의 바이블이라고 평가받으며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칼 뵘의 음반을 먼저 소개하고 발터의 음반을 또한 소개하도록 하겠다.
1971년 뵘-빈 필이 남긴 전원교향곡은 수많은 전원교향곡 중에서 가장 아름답운 자연의 색깔을 나타낸 걸작으로 꼽힌다.
발터와 뵘이 남긴 너무도 아름다운 전원 교향곡을 듣는 동안에는대자연의 넉넉한 품에 자아를던져 버린채 그저 아름답고 신비로운 세계를 거닐고 있는 듯한 환상을 가지게 만든다. 신비로움과 함께 느껴지는 풋풋한 자연의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Karl Bohm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71/5 Stereo, Analog
장소: Musikverein Saal, Wie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llegro ma non troppo
2악장-Andante molto mosso
3악장-Allegro
4악장-Allegro
5악장-Allegre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