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베토벤

BEETHOVEN: Symphony No. 3 in E flat major op. 55 ''Eroica''

sniper 2006. 6. 21. 22:59

베토벤 홀수 교향곡 하면 역시 푸르트벵글러가 제격이다. 하나의 음악에 있어서 꼭 누군가가 만들었던 사람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내겐 푸르트벵글러외엔 그렇게 큰 강박관념을 느끼게 한 사람은 없다.


BEETHOVEN : Symphony No. 3 in E flat major op. 55 "Eroica"

베토벤 교향곡 3번. 일명 '영웅 교향곡' 이라불리우는 이 교향곡은 베토벤이그토록 존경했던 나폴레옹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고 한다. 원래 이 곡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로 하였으나 그가 스스로 황제의 관을 썼다는 말을 듣고 격분한 나머지 고쳐썼다는 일화가 있다.

베토벤은 자유주의, 인간해방을 기치로 내건 나폴레옹에게많이 반한 듯 하다. 베토벤 자신의 출생과 성장과정에서 많은 열등감을 안고 살아야 했기에 그럴 법도 했다. 그러나나폴레옹 역시일신의 영달과 명예욕에 빠진 인간임을 알게 되자 크게 실망하였다.

베토벤은 자신의 굴곡많았던 인생에서 느꼈던 많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그가 작곡한 음악을 통해서 그대로 드러냈다. 이는 비슷하게 역경과 고난의 세월을 살아야만 했던 모짜르트와 또 다르다. 모짜르트는 귀족들의 의뢰에 의해 귀족들이 듣기 좋은 곡만 작곡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참 부럽기도 하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감정과 혼을 글이나 음악등의 간접매체에 전사시킬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축복받은 재능임이 틀림없다.

어찌되었든 1악장에서부터 하늘을 찌르는 듯한 강한 기운,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이 교향곡은 베토벤의 음악과 클래식 음악이 얼마나 신나고 흥겹고 기분을 들뜨게 할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는 명곡중의 명곡이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은

1. 푸르트벵글러의 1944년 전쟁 중 녹음(빈필)

2. 푸르트벵글러의 1952년 전쟁 후 녹음(빈필)

3. 카라얀의 1977년 녹음(베를린필)

4. 발터의 1959년 녹음(CSO)

4종류이다. 우선 푸르트벵글러 44년 녹음은 푸영감 특유의 어둡고 강렬한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이에 반해 52년 녹음은 다른 베토벤 교향곡에서 느낄 수 있음이지만 푸영감의 거칠고 강한 힘이 많이 수그러들어 있는 느낌이 든다.

카라얀의 77년 녹음이 매우 유명한데 1악장에서 표현하는경쾌함을 빠른 비트로 이끄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하지만 빠르고 강한 비트를 들어도 푸영감님은 강하고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카라얀은 약하고 경박하게 느껴진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푸영감은 힘과 스피드를 갖춘 헤비급 복서, 카라얀은 스피드만 빠른 핀급 복서? 푸영감의 통뼈로 한 방 치면 그대로 날아갈 듯한 느낌이 든다.

발터는 역시 모짜르트 스페셜리스트답게 1악장과 3, 4악장에선 돋보이지만 2악장의 '장송행진곡' 에선 장중하고 묵직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4가지 음반 중에선 음질까지 모두 고려한다면 1952년 빈필의 음반이 가장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Wilhelm Furtwangler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52/11/26, 27 Mono
장소: Musikvereinssaal, Wie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 Allegro con brio

2악장 Marcia funebre

3악장 Scherzo

4악장 Fi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