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C. Kleiber)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 20세기의 마지막을 화려하게빛낸 전설적인 지휘자. 항상 신비주의적인 이미지와 자유로운 음악인생을 추구했던 기인(奇人)같은 존재.
세기의 대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와 그가 남긴 전설적인 음반 중 가장 많은 찬사를 받는 베토벤 5번과 브람스 4번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겠다. 오늘은 첫 번째로 베토벤 교향곡 5번이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은 예전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1943년 전쟁 중 녹음 음반으로 소개한 적이 있다.
- 카를로스 클라이버-완벽을 추구했던 자유주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는 그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또 하나의 명 지휘자인 에리히 클라이버(Erich Kleiber)의 아들이다. 아버지 에리히가 20세기의 전반부를 빛낸 위대한 지휘자였다면 카를로스는 20세기의 중, 후반을 넘어 21세기에까지 그의 이름을 널리 빛낸 지휘자이다. 참으로 대단한 가문이 아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카를로스는 원래 독일 태생이다. 독일인의 피를 이어받은 엄연한 독일 출신이지만 그의 아버지 에리히가 나치에 항거, 아르헨티나로 정치적 망명을 한 후에 아르헨티나 국적을 부여받았고 이름까지 카를로스라는 아르헨티나 식으로 개명하게 된 것이다(원래 이름은 Karl).
카를로스의 아버지 에리히 클라이버. 우수에 찬 듯한 눈빛이 좀 닮았다. 하지만 머리가 벗겨진 것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그다지 닮지 않은 듯한 인상인걸로 보아 카를로스는 모계유전인 것 같다.
카를로스의 이력을 쭉 살펴보면 정말 특이한 사항을 많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그는 음악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 아버지 에리히는 음악을 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고난했던 삶을 아들에게 되풀이시키고 싶진 않았던지 음악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그런 이유로 카롤로스는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 입학하여 공학을 전공하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망 후에 아버지 대신 베를린도이치오페라극장에서 지휘생활을 시작하였고 그 역시 아버지를 뛰어 넘는 세계적인 대 지휘자가 되었으니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것 같다.
이 사진이 난 왜 그렇게도 멋있게 보이던지. 그 어떤 지휘자의 멋있게 연출된 사진보다 이 사진이 가장 멋있게 보였다.
카를로스는 특정 악단의 상임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항상 자유롭게 떠돌면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치는 것을 좋아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레퍼토리만을 고집했다. 완벽주의를 추구했기에 리허설 중에 조금이라도 맘에 들지 않으면 다 잡힌 공연계획을 취소하기 일쑤였다. 한 마디로 괴짜, 괴벽인생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또한 레코딩을 극도로 혐오하였다. 언제나 라이브만을 중시하였고 레코딩을 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 '공포스러운 일'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런 까닭에서 아마도 그와 가장 유사한 삶을 살았고 독설가로 유명한 세르쥬 첼리비다케(Sergiu Celibidache)가 카를로스에게만큼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세르쥬 첼리비다케에 대한 평과 그의 음악은 나중에 또 소개를 하겠다).
-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남긴 음반
베토벤 교향곡 5번의 수많은 음반들 중에서 가장 많은 찬사를 받고 가장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음반. 교향곡 5번과 7번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누구인지, 어떤 지휘자인지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음반이라 할 수 있다.
카를로스가 음반을 레코딩하는 작업을 극도로 기피하였기에 그가 남긴 음반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베토벤과 슈베르트, 브람스의 교향곡과 몇몇 오페라 등이 있을 뿐이다. 전집은 물론 존재하지 않고 한 악단과 함께 프로젝트로 레코딩한 음반은 더더욱 없다. 그는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고 미련없이 떠돌아 다녔던 자유주의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남겼던 결코 많지 않은 음반들은 하나같이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자랑하는 역사적인 명반들이다. 베토벤 5번, 브람스 4번, 슈베르트 8번의 교향곡들과 바그너, 베르디의 오페라에서도 아낌없는 찬사를 받는다. 특히 베토벤 4번과 5번은 가장 인기가 높고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음반으로 손꼽힌다.
아마도 카를로스가 첼리비다케와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말이 앞서는지 말과 행동을 모두 보여줬는지.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남겼던 많지 않은 음반 중에 최고의 평가를 받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소개하겠다. 1974년에 레코딩된 이 음반은 푸르트벵글러의 음반과 더불어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5번 교향곡에 있어서 하나의 표준형으로 자리잡고 있는 음반이다(푸르트벵글러의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소개하면서 클라이버와의 비교점을 상술하였다).
반드시 들어야 할 베토벤 교향곡 5번이라면 하나가 아닌 두 개를 함께 들어봐야 하는데 바로 43년 푸르트벵글러, 74년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음반이다. 하지만 좀 더 보편적이면서 음질까지 고려한 깨끗하고 질좋은 음반을 찾는다면 딱 하나, 바로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74년 음반이 제격이다.
Carlos Kleiber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74/3, 4 Stereo, Analog
장소: Musikvereinssaal, Wien
전악장 연속재생
l Allegro con brio
ll Andante con moto
lll Allegro
lV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