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PIN: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하스킬이 모차르트 풍의 유려한 연주만을 잘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때로는 베토벤 등의대단히 격정적인 연주 역시 발군이다.
CHOPIN: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쇼팽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은 모두 2곡이다. 이 중에서 1번은 이미 아르헤리치의 연주로 소개를 하였고2번 협주곡을 소개한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실질적으로는 1번 협주곡이다. 1번 협주곡보다 더 먼저 작곡이 되었는데 발표는 늦게 된 이유로 2번 협주곡이 되었다.
1번과 2번이 모두 그렇지만 쇼팽 음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약간 이질감을 보이고 있다. 바로 쇼팽 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격렬하고 뜨거운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인데 이는 20살의 피끓는 청년 쇼팽이 그토록 마음속으로 사랑했던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konstanze gladkowska)에 대한 연민을 그의 음악 속에 그대로 전사하여 담아냈기 때문이다.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konstanze Gladkowska). 젊은 천재의 마음을 사정없이 방망이질치게 했던그녀. 정작 그녀 역시 유악하고 내성적이기만 한 쇼팽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내심 불만을 갖고 있진 않았을까?
결국 쇼팽은 그의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그토록 사랑했던 콘스탄치아에겐 사랑한다는 말도 한 번 못해보고 고민 끝에 정처없는 여행길에 올랐고 두 번 다시 그의 고국 폴란드에 올 수 없었다. 그토록 사랑했던 콘스탄치아에게 사랑했다는 말도 한 번 못해보고...
특히 2악장에서 반짝거리는 듯한 영롱한 타건과 함께 이어지는 애절한 분위기의 관현악의 조화는 이런 쇼팽의 감성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 느낌이다. 바로 2악장을 작곡하는데 영감을 준 여인이 바로 콘스탄치아였기 때문이다(쇼팽은 2악장을 작곡하면서 친구에게 쓴 편지에 그의 이상형을 6개월째 그리면서 매일밤 꿈에서 본 그녀와 대화하는 동안 2악장을 작곡했다고 전해진다).그러나 정작 이 곡을 만들어 헌정하게 된 것은 쇼팽의 그 문제의 여인 콘스탄치아가 아닌 쇼팽의 음악적 동지이며 서로가 마음속으로 뜨겁게 사랑했던 델핀 포토츠카 부인에게 헌정된다(이 부인은 훗날 쇼팽의 사망 후 장례식에서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고 쇼팽은 그녀에게 강아지 왈츠 등의 곡을 헌정하였다).
쇼팽과 두 번째 사랑을 나눈 여인 델핀 포토츠카(delphine potocka). 이룰 수 없는 사랑이기에 더욱 슬프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유부녀인 그녀를 열렬히 사랑한 쇼팽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진유일한 여인으로 델핀을 생각했다고 한다. 이렇게 흐릿한 그림으로만 봐도 상당한 미인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리히터, 하스킬, 아르헤리치의 음반이 있는데 물 흐르는 듯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연주만을 할 것 같지만 의외의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는 하스킬 연주와 힘찬 관현악이 참 인상적이었다. 바로 약관의 나이에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던 당시의 쇼팽의 격한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Clara Haskil
Igor Markevitch (conductor)
Orchestre des Concerts Lamoureux
녹음: 1960/10 Stereo, Analog
장소: Salle de la Mutualite, Paris
1악장-Maestoso
2악장-Larghetto
3악장-Allegro viv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