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첼로 협주곡

LALO : Symphonie Espagnole in D minor op. 21

sniper 2006. 8. 10. 14:15

레오니드 코간의 바이올린은 뜨겁고 투명한 은선(銀線), 유리관으로 비유된다. 절제된 아름다움과 함께 뜨거운 힘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연주가 바로 코간의 바이올린의특징이다.

극온과 극냉의 공존-레오니드 코간

구 소련시절 러시아 바이올리니즘을 찬란하게 빛낸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바로 레오니드 코간(Leonid Kogan)이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에 이어 서방세계에 그 모습을 드러내며 극찬을 받았으며 후대에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코간은 바이올린 연주자로, 또한 교육자로도 이름을 떨쳤고(빅토리아 뮬로바의 스승) 그의 아들과 딸들이 현재 지휘자와 연주자로 세계 음악계를 주름잡고 있어 참으로 대단한 업적을 쌓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생전의 코간은 화려한 빛보다는 짙게 깔린 어둠이 더 컸던 사람이었다. 러시아에서도 2인자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그의 내성적인 성격에도 기인한 면이 있고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라는 너무 강렬한 빛에 가렸던 면도 있다.

그의 바이올린은 냉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과 함께 폭발하는 뜨거움이 공존한다. 이런 이유로 그의 연주 스타일을 두고 뜨거운 은선(銀線), 유리관으로 표현한다. 지나치게 감성에 젖은 연주를 배제하지만 용솟음치는 힘이 느껴지는 연주가 코간의 특징이며 바로 러시아 바이올리니즘의 가장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숱한 수작들을 남겼지만 언젠가부터 잊혀지고 있는,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고 잊기에 아까운 코간의 걸작들을 몇 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코간의 연주는 앞선 포스트에서 두 번에 걸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첫 번째 소개할 곡은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이다.

LALO : Symphonie Espagnole in D minor op. 21


랄로라는 프랑스(조상 대대로 스페인) 출신의 작곡가도, 그의 음악도 매우 생소하였다. 레오니드 코간의 음반 덕분에 랄로라는 작곡가도 알게 되었다.

Edouard Lalo의 모습. 스페인 혈통의 프랑스 출신 작곡가. 웅장하고 남성적인 색채가 강한 민족주의적 메시지를 띤 작품들을 작곡하였다.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이라고 이름이 붙어있긴 하지만 사실 이 곡은 랄로가 작곡한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랄로는 이 곡을 당대의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사테에게 헌정하였다고 하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사라사테의 냄새가 좀 나기도 한다. 다분히 스페인의 취향이 느껴진다고 할까?

대단히 어려운 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매우 웅장하고 열정적인 힘이 느껴지는 곡이다.


Leonid Kogan (Violin)
Kirill Kondrashin (conductor)
Philharmonia Orchestra
녹음: 1959/02 Stereo, Analog
장소: Abbey Road No.1 Studio, London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2악장 Scherzando

3악장 Andante

4악장 Andante

5악장 Rondo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