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동영상

MOZART: Requiem in D minor KV 626

sniper 2006. 12. 10. 13:18

2006년 12월 5일. 저희 집안의가장 큰 어른이신 할머니께서 향년 91세로운명하셨습니다.

91세의 연세에 지병까지 있었다면 얼핏 생각하기엔 호상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호상일 순 없었습니다. 너무도 갑자기, 전혀 예기치 못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새벽 4시에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차를 몰고 응급실로 달려갈 때까지도,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응급실 안에 들어갈 때까지도응급실안에 싸늘하게 식어있는 할머니의 시신이 누워계실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마찬가지셨죠.아버지께서 먼저 들어가신 후 뒤늦게 주차를 하고 들어간 응급실 안에서 아버지의 통곡소리를 들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장을 치루었고삼우제도 치루었습니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이 피곤했습니다. 제가 이토록 피곤할 때 연로하신부모님께서야 오죽하겠습니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야 할머니께 많이 서운하게 해드린 저를 자책할 수있었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눈빛을 보내드리지 못했던 점이 많이아쉬웠습니다.

할머니께서 편안한 곳으로 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 동영상을 언젠가 한 번은 올려보려고 생각은 했었습니다. 다만 레퀴엠이 주는 그 무거운 메시지때문에 올리기가 꺼림찍한 면도 있었기에 주저하다가 현성님께서 신청하신 것도 있고 해서 올릴까 생각했는데 할머니의 상을 치룬 후에 결국 이렇게 올리게 되는군요. 거 참 묘하네요.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동곡 최고의 평가를 받는 불세출의 걸작입니다. 번스타인은 아내를 떠나보낸 후 슬픔에 잠겨 이 곡을 지휘했다고 하죠.

이 곡에 대해서도, 그리고 이 곡을 지휘한 번스타인에 대해서도 쓸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그건 훗날을 기약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영상 소스 :

Mozart-Requiem.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