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곡

MOZART: Piano Sonata No. 16 in B flat major KV 545

sniper 2007. 2. 25. 19:05

릴리 크라우스(Lili Kraus). 헝가리 출신의 여류 피아니스트.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여류 피아니스트 중의 하나이며 그녀가 남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은 동곡 최강의 전설적인 명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MOZART: Piano Sonata No. 16 in B flat major KV 545

모차르트가 남긴 피아노 소나타는 베토벤이나 쇼팽,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나 독주곡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나너무도밝고 아름다운 곡들이란 점에선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가장 유명한 곡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우선 11번의 3악장 '터키 행진곡'을들 수 있겠으며 또 하나 유명하고 인기있는 곡을 꼽는다면 바로 16번의 1악장이 되겠다. 휴대폰 벨소리로도 인기있는 곡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은 소나타라고 하기엔 작은 규모의 소나티네의 구조를취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모차르트 스스로 이 곡은 초심자를 위한 작은 소나타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그만큼 연주하기에 어렵지도 않고 친숙할 수 있는 곡이라고 하는데 연주하기에 어렵고 어렵지 않고의 여부는 나같은 사람이 아니라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의 판단이겠지.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모차르트의 모든 음악들의 특성이 그러하지만 처음엔 쉽게 다가가서 흉내 정도는 낼 수 있으나 점점 더 어렵고 고급단계의 곡들을 연주해보고 모차르트의 곡으로 다시 돌아와서 연주할 때 너무도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다른 작곡가들의 고난이도의 곡들에 비해 음표가 많지 않아 쉽게 보이지만 알고보면 가장 연주하기 어렵고 표현상의 어려움을 느끼는 곡이 바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곡이라고.

릴리 크라우스(Lili Kraus)에 대하여

피아노라는 악기의 특성상 아무래도 손이 크고 팔의 힘이 강한 남자 피아니스트의 수가 여자에 비해선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으며 피아노는 남자들의 악기란것이 사실이다. 사실 여자 피아니스트가 차이코프스키나 라흐마니노프의 곡과 같은 강한 힘으로 찍어내리면서 건반의 끝에서 끝을 쉴새없이 왔다갔다하는 연주를 구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나.

20세기를 빛낸 레전드급에 해당하는 피아니스트 중에서 여류 피아니스트를 꼽아보자면 클라라 하스킬,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구소련이 자랑하는 최고의 여류 피아니스트였던 타티아나 니콜라예바와 역시 구 소련 출신으로 스탈린이 환장하게 좋아했다던 마리아 유디나등이 있을 것이다. 지금 떠오르는 인물들은 이 정도인데 그 외엔 또 어떤 유명한 여성이 있었는지 내 짧은 지식으로는 잘 모르겠다.

이 정도로 꼽을 수 있는 전설의 여성 거장들 중에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으니 그 여인이 바로 헝가리 출신의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인 릴리 크라우스가 되겠다.

크라우스는 헝가리 출신의 음악가인바르톡,코다인과 20세기 전반을 빛낸 위대한 피아니스트인 아르투르 슈나벨 등에게 사사하며 젊은 시절부터 천재적 소질을 보였는데 2차대전 때엔 그녀의 명성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전장을 돌아다니며 순회공연도 많이 하였다.

젊은 여인의 몸으로 전쟁 중 순회공을 하던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한 번은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의 포로로 붙잡힌 적이 있었는데 일본군 장교가 그녀의 얼굴을 알아보고 특별대우를 해주어 병사들을 위한 피아노 연주를 하며 포로생활을하였다고 한다. 종전 후엔 영국국적을 얻었으며 이후 피아노 연주자로, 또한 교육자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살았고 특히 모차르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EMI에서 프로젝트로 준비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녹음하였는데 이 음반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최고, 정점에 있는 음반으로 평가받는다.

EMI에서 만든 릴리 크라우스 연주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 모차르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1956년에 녹음, 발매하였다. 이 판껍데기는 일본 수입품인데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누군가의 강한 압력으로 인해 EMI Korea에서 발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결정판이며 50년이 지난 시점에도 이 음반을 뛰어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절대적인 위치의 명반이다.

크라우스의 연주의 특징은 일단 대단히 영롱하고 맑은 타건에 있다고 할 것이다.육중함이 특징인 리히터나 길렐스와 같은러시아 피아니스트와는 달리 대단히 밝고 투명하고 맑은 느낌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몇몇 연주를 비교하면서 들어보면 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 피아니스트에 비해 힘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도 아니다. 모차르트 피아노곡이 표현하고자 하는 밝고 투명하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주함에 있어서 최적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크라우스의 연주 레퍼토리는 같은 여류피아니스트인 하스킬이나 아르헤리치에 비해 그다지 넓은 편이 아니다.모차르트를 주된 레퍼토리로 연주했으며 베토벤, 브람스, 바르톡의 곡들도 간간히 연주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남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 하나만을 놓고 생각해봐도 그녀는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거장 반열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그만큼 그녀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은 최고 중의 최고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아~ 오늘은릴리 크라우스의 연주를들으면서 내 휴대폰 벨소리도 이 곡으로 바꿔봐야겠다.

Lili Kraus Piano
녹음: 1956 Mono
장소: unknown

전악장 연속재생

l. Allegro

ll. Andante

lll. Rondo Allegre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