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현악곡

STRAUSS, J. II: Die Fledermaus - Overture

sniper 2007. 3. 7. 19:07

어릴 적 단독주택에 살 때 한밤중에 박쥐 한 마리가 집안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뭐 먹을 게 있다고 가정집까지 들어와서 난리를 피웠는지. -_-; 한 마디로 그 어린 나이에기절초풍할 뻔 했다. 박쥐를 실제로 보면 위의 그림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은 저~연혀 찾아볼 수 없다. 얼마나 무서웠는데.

STRAUSS, J. II: Die Fledermaus - Overture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오페라 박쥐(Die Fledermaus)는 재미있는 내용으로 오페라 자체도 매우 유명하지만 서곡 또한신나고경쾌한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곡이다. 어찌보면 서곡이 더 많이 연주되고 사랑받는다고 할 수 있겠다.

오페라 박쥐의 한 장면. 나도 이 오페라를 본 적이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른다.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저런 내용을 주워담아봐야 어차피 소용없는 구라일 뿐이니 관심있는 분은 문명의 이기 이너넷을 뒤져보시기 바란다.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빈 필의 연주이다. 그러니까 이 동영상이 일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1989년 송년 콘서트가 되겠다. 끝내주게 멋지지 아니한가?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왈츠도 그렇고 서곡들도 그렇고 그의 음악엔 고뇌하는 인간상, 비통함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길지도 않은 인생 맘껏 즐기면서 기분좋게 살아가자는 메시지가 듬뿍 담겨있다. 그건 그렇다. 내가 아니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내가즐겁거나 심각한 것과 상관없이 세상 사람들은 즐겁게 깔깔거리며 잘들 웃고 산다.바로 안빈낙도의 사상. 다들 웃고 잘 살아보자고 대도시의 탁한 공기를 맡아가며 새빠지게 일하면서사는 것 아니겠는감?

슈트라우스의 기분전환용 음악 들으면서 맘껏 즐겨보자. 그리고 이렇게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봄...이라고 하기엔 요 며칠 날씨가 미쳐돌아가고 있긴 하지만...을 상큼하게 맞아보자. 살다보면 다~ 술술 풀리게 마련아니겠어?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은 달리 설명하기도 귀찮은 두 명인, 푸영감님과 발터 영감님의 음반의 두 종류이다. 수 십 년 전의, 아주 아주 오래된 녹음 음반들인 관계로 음질이 무척 좋지 않다. 그러나언제는 이 영감님들의 음악을 음질 따져가며 들었나? 음질에 상관없이 'must listen'의 대명사가 바로 이 분들 아니었나?



1.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일전에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올리며 소개한 적이 있는 음반이다. 푸할배의 이런 저런 전쟁 중의 녹음들을 모아놓았다. 음질은 형편없지만 푸영감님의 팬이라면 필히 소장할 가치가 있다. 박쥐 서곡의 느낌은 이 영감님의 다른 음악들과 마찬가지로상당히 공격적이다.


Wilhelm Furtwangler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29 Mono
장소: Berlin


2. 부르노 발터

이 음반 역시 베토벤 교향곡 6번을 올리면서 소개했다. 이 음반 역시 발터 할배의 만물상같은 음반인데 전부 모노 녹음으로 음질은 꽝이다. 박쥐 서곡의 느낌은 상당히 너무 우아하고 부드럽다. 역시 발터 할배라는 찬사가 나온다. 어쩌면 슈트라우스의 왈츠 곡들이야말로 발터 할배가 가장 어울리는 지휘자가 아니었을까?

Bruno Walter
(conductor)
Paris Conservatoire Orchestra
녹음: 1938/05/17 Mono
장소: Théâtre Pigalle,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