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협주곡

SCHUMANN: Introduction and Allegro appassionato in G major op. 92

sniper 2007. 5. 26. 13:18

담배를 피워물고 있는 리히터. 영화 '대부'에 나오는 말론 브랜도의 모습과 비슷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손을 보면 손가락이 아주 두껍고 손의 크기가 엄청나게 큰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상처로 인해퉁퉁 부은 마냥 커보인다. -_-;

SCHUMANN: Introduction and Allegro appassionato in G major op. 92

당대의 명 피아니스트로도 이름을 날렸던 슈만은 단 한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다. 이 당시를 살았던 슈만, 쇼팽, 리스트, 브람스 등이 모두 한 곡이나 두 곡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이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어우러지는 피아노 협주곡의 작곡에 어떤 한계를 느껴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된다.

슈만이 남긴 피아노 협주곡은 단 한 곡으로 많은 피아노 협주곡들 중에서도 명곡으로 꼽히지만 단악장 구성의 또 하나의 피아노 협주곡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서주와 알레그로이다.

슈만은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 속에서 괴로워했는데 그의 건강이 나빠질수록 오히려 그의 창작욕은 더욱 불타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즈음에 작곡한 곡이 바로 이 곡이 되겠다. 그가 남긴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처럼 이 곡 역시 엄청난 박력으로 돌진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리히터가 남긴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과 슈만의 피아노 곡 음반. 리히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무시무시하고 오싹한 슈만을 느낄 수 있다. 슈만의 음악이 부드럽고 감미로워야 제 맛은 아니란 것을 일깨워주는 명반이다.

제르킨과 리히터의 두 종류 음반을갖고 있는데 리히터의 연주에선 역시 리히터!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착착 감기는 매력이 느껴진다. 게다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보라. 스타닌슬라브 비스로키와 바르샤바 국립 필 하모닉이다. 비스로키와 리히터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설의 명반을 만들어냈다.

리히터는 이 곡을 모두 세 번에 걸쳐 녹음하였다. 리히터의 세 가지 음반 외에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루돌프 제르킨, 바렌보임 등이다.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에 비해서도 그렇고 다른 작곡가들의 피아노 협주곡에 비해서도 인지도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들어보면 느낄 수 있다. 다른 피아노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된 다른 피아노 협주곡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힘, 그 힘에서 오는 이 곡만의 깔끔하고 강렬한 매력을.

Sviatoslav Richter
Stanislaw Wislocki (conductor)
Warsaw 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
녹음: 1959/04 Stereo, Analog
장소: Nationale Philharmonie, Warsch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