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Piano Concerto No. 20 in D minor KV 466(B. Walter)
피아노 앞에 앉은 발터. 그는 대단한 실력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만일 그가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로 진출했더라면 역사에 길이 남을 피아니스트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MOZART: Piano Concerto No. 20 in D minor KV 466(B. Walter)
비온다. 비...
이렇게 비오는 여름날엔전망좋은 커피숖에앉아서 낭만이 넘치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비내리는 세상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는 것은 고상함, 낭만을 찾아다니는 여성동지들의 취향일 것이고
나같이 고상함과 낭만이 아닌 본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비오는 날엔 그저 파전에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뜨뜻한 방에서 야동이나 한 판 때리는 게 최고다. 비오는 날엔 가끔 그렇게 살아줘야 한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고 내일은 또 쉬는 날이다. 가끔 찾아오는 이런 정신적 한가로움을 빙자한 공황상태. 난 지금 어디에서 뭐하고 있나를 생각하는 자학성 센티멘탈에 빠지게된다. ㅋㅋ
이럴 땐 그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하나 듣는 게 좋다.
발터는 달리 설명할 필요도 없는 가장 위대한 모차르트 해석가였다. 하지만 지휘자로서의 발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대단한 실력을 가진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그런 발터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음반을 찾기는 쉽지 않다. 워낙 옛날에 녹음한 것들이라 그렇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위대한 곡인 20번. 이 위대한 곡은 클라라 하스킬 여사의 연주가 최고다. 여기에 대해 주절주절 써봐야 손꾸락만 아프다.
하스킬 외에도 브렌델도 있고 누구도 있고 이 곡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꽤 많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바이블은 하스킬일 것이다.
하스킬 여사의 그 유명한 연주 외에 그다지 유명하진 않지만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연주가 있다면 바로 발터의 연주가 아닐까? 20세기 최고의 모차르트 해석가가 직접 지휘하고 직접 연주까지 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모차르트를 알고 발터를 아는 모차르트의 팬들이라면 한 번쯤 귀가 솔깃해질 것이다.
이거 일본판이다. 일본인들이 환장하게 좋아하는 지휘자가 브루노 발터이다. 발터 할배의 그 옛날 녹음들이 총망라 된 귀중한 자료를 담고 있는 음반인데 요즘도 판매하는지 모르겠다. 음질은 진짜 개판이고 감상용으로 가치는 별로이지만 소장용으로의 가치는 충분하다. 왜냐하면 발터이니까. 발터이기 때문에.
발터의 피아노 소리는 대단히 맑고 투명하다. 정말 청명한 피아노가 어떤 건지 제대로 들려주고 있다. 하스킬 여사의 피아노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아마 그 옛날의 모차르트가 환생하여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들려준다면 이런 연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질은 무척 좋지 않다. 지직지직 비내리는 소리도 많이 들린다. 감상용으론 좋지 않지만 그래도 창밖에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지직거리며 비내리는 소리가 함께 들리는 모차르트도 참 운치 있지 아니한가? 새까만 비닐판 틀어놓고 쇼파에 기대고 앉아 따끈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 들지 않나? 아님 말고.
Bruno Walter (Piano)
Bruno Walter (conductor)
NBC Symphony Orchestra
녹음: 1939/03/11 Mono
장소: New York
전악장 연속재생
1악장-Allegro
2악장-Romance
3악장-Allegro as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