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ORAK: Symphony No. 9 in E minor op. 95 ''From the New World''(L. Maazel)
2008년 2월 26일. 동토(凍土)의 심장 평양에서 뉴욕 필을 이끌고 역사적인 공연을 마친 로린 마젤이 북한 여성에게 꽃다발을 선물받을 후 急빵긋 미소를 짓고 있다.
DVORAK: Symphony No. 9 in E minor op. 95 'From the New World'(L. Maazel)
2008년 현재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지휘자와 교향곡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뉴욕 필의 상임지휘자인 로린 마젤(Lorin Maazel)과 그가 지휘하는 드보르작 교향곡 9번이다. 로린 마젤이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얼마만큼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지에 대해선 각종 방송을 비롯한 온갖 언론매체에서 눈과 귀가 피곤할 정도로 떠들어대고 있으니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도 없을 것이다.
여기에선 혹시 로린 마젤이란 지휘자가 어떤 인물인지, 또 그가 이끌고 있는 뉴욕 필이 어떤 악단인지 모르고 있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붙이겠다.
로린 마젤-타고난 운명의 천재 지휘자
서방세계 지휘자로는 처음으로 동평양 대극장에서 지휘를 하고 있는 로린 마젤. 저 뒤로 공연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2008년 2월 26일은 세계 음악사에 일대사건으로 기록될만한 날이었음은 분명하다.
로린 마젤은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지휘자이다. 그럴 법도 한 것이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었고(2006년 11월에도 한국에 왔었다) 게다가 이번엔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서방세계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동토의 땅 북한을 방문하여 공연을 했으니 그의 이름은 이제 무척 친숙하게 되었을 법도 하다. 또한 장한나와 이유라 등 한국 연주자들과도 많은 협연을 하였다.
마젤은 1930년 프랑스 태생이다. 어릴 적엔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음악에 대한 감을 익혔고 훗날 지휘자가 아닌 바이올리니스트로도 겸업하기도 한다.
마젤의 음악인생을 쭉 살펴보면 여타의 지휘자들이 밟았던 지휘자로서의 코스와는 판이한 점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휘자가 되는 코스를 살펴보면 처음엔 피아노를 배우며 피아니스트가 되었다가(대부분의 지휘자, 작곡가는 피아니스트에서 출발한다. 이와 같은 경우는 발터, 카라얀, 아쉬케나지, 바렌보임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훗날 지휘자의 꿈을 이루고 그 다음엔 스스로 작곡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푸르트벵글러도 자신을 작곡가로 생각했지 지휘자로 생각하진 않았다. 또 말러, 스트라우스, 불레즈 등등 수많은 작곡가들도 지휘자에서 작곡가로 랜딩에 성공한 경우이다) 마젤은 불과 8살때부터 지휘자로 활약을 한 점이 무척 이채롭다.
마젤을 두고 천재 중의 천재 지휘자라고 하는데 그의 경이로울 정도의 이력을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우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는 8살에 대학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으며 처음으로 대중앞에서 지휘를 시작하였다. 8살...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코찔찔 흘리며 똥오줌도 제대로 못 가리는 그 나이에 그는 연미복 차림에 지휘봉을 들고 늠름한 모습으로 수많은 악기를 조율한 것이다. 그 꼬마아이의 모습을 상상만해도 소름이 돋는 듯 하다.
그 후의 이력은 더더욱 화려하다. 9세엔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인터라켄 오케스트라(Interlochen Orchestra)를 지휘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고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와 함께 LA필을 지휘하기도 햇다. 11세엔 토스카니니, 다른 사람도 아닌 토스카니니의 초청을 받아 토스카니니의 수족인 NBC 교향악단을 지휘하기도 할 정도였으니 이 어린이는 그저 타고난 천재라고밖엔 뭐라 설명할 길이 없다. 아마 그는 전생에 대단히 유능한 지휘자였을 것이다.
로린 마젤을 두고 천재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지 어린 나이에서부터 지휘를 했기 때문만은 결코 아니다. 우선 그는 프랑스에서 자랐으나 훗날 미국에서 출세하였으니 기본적으로 불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 외에 독일어와 이태리어도 매우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고 뿐만아니라 포르투갈어와 러시아어, 스페인어까지 할 줄 안다.
그 정도의 세계적 인물이라면 전 세계를 내집처럼 드나드는 사람인데 흘려들은 가락이 있으니 그 만큼의 외국어 구사능력은 싸돌아댕긴 시간과 거리에 비례한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천재라고 불리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놀라운 암보능력이다. 암보의 대명사인 토스카니니에 필적하는 암보능력으로 유명한데 어지간히 길고 긴 오페라의 모든 악보들을 그저 몇 번 휙휙 보는 것만으로도 다 외워서 지휘할 정도의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는 천재, 충분히 천재 중의 천재이겠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는 불과 30세의 나이에 독일 음악축제의 상징인 바이로이트 축제의 지휘를 맡았다. 불과 30세에 그것도 사상 최초로 미국인이 맡았다는 것. 최연소 기록과 최초의 미국인 지휘자라는 두 가지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바이올리니스트로 출발한 지휘자답게 바이올린 협주곡 등도 녹음하였고 뿐만 아니라 작곡가로도 활동할 만큼 다재다능한 천재 중의 천재가 바로 로린 마젤이다.
New York Philharmonic
사상최초로 북한 땅에서 공연을 앞둔 뉴욕 필 단원들과 로린 마젤이 평양 공항에서 활짝 웃으며 사진찍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드보르작, 말러, 스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이들의 공통점은? 물론 서양음악의 작곡가가 되겠다. 음...-_-;
이런 뻔한 대답 말고 그들을 하나의 교집합으로 묶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뉴욕 필의 지휘를 맡았던 작곡가라는 점이다.
토스카니니, 발터, 푸르트벵글러, 클렘페러, 셀, 라인스도르프, 불레즈. 그저 이름만 들어도 중량감이 팍팍 느껴지는 이들 지휘자 역시 한때는 뉴욕필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역사적인 지휘자들이다.
위의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뉴욕 필은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가장 긴 역사와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의심할 여기가 없는 미국 최고의 교향악단이다. 베를린 필, 빈 필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주저없이 꼽히는 악단이 바로 뉴욕 필이다.
뉴욕 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두말할 나위 없이 레너드 번스타인이 될 것이다. 그는 1958년부터 뉴욕 필을 이끌며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하게 하였고 1969년엔 종신지휘자가 되어 수많은 명반을 만들어냈다. 번스타인 이후엔 작곡가로 더 유명한 피에르 불레즈, 인도 출신의 지휘자 주빈 메타, 그리고 쿠르트 마주어가 뒤를 이었고 마주어의 뒤를 이어 2002년부터 지금까지 로린 마젤이 활약하고 있다.
마젤과 드보르작 교향곡 9번 'From the new world'
전악장 연속재생
1. Adagio - Allegro molto
2. Largo
3. Molto vivace
4. Allegro con fuoco